[베이스볼브레이크] 파이어볼러 왕국 ‘KIA 마운드’ 몰락…왜?

입력 2014-06-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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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2000년대 후반 파이어볼러 왕국이었다. 이범석, 곽정철, 한기주(사진) 등 150km 이상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즐비했다. 그러나 부상과 이적 등으로 이제 투수 가뭄을 겪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IA는 2000년대 후반 파이어볼러 왕국이었다. 이범석, 곽정철, 한기주(사진) 등 150km 이상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즐비했다. 그러나 부상과 이적 등으로 이제 투수 가뭄을 겪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2년 박근홍·신용운·우병걸 삼성행
이범석·곽정철·한기주는 부상에 허덕여
약점인 야수보강 집중…투수가뭄 유발


삼성 좌완 박근홍은 최근 불펜왕국 삼성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2011년까지 KIA 투수였던 박근홍은 2012년 2차 드래프트 때 신용운, 우병걸과 함께 삼성으로 옮겼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박근홍에 대해 칭찬하다 “KIA에는 참 미안했지만 우짜노. 우리로서도 꼭 필요한 선수들을 지명했는데 모두 KIA였다”고 털어놨다. 3명의 투수가 한꺼번에 이적한 2012년 2차 드래프트는 ‘파이어볼러 왕국’이었던 KIA가 투수가뭄에 허덕이는 지금 상황까지 이어진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 KIA, 그 많던 파이어볼러들 다 어디로 갔나

2000년대 후반 KIA는 투수왕국이었다. 150km이상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2014년 KIA 불펜에 강속구 투수는 우완 한승혁 정도뿐이다. 선발에 양현종과 김진우가 있지만 ‘2군에 가도 150km 이상은 수두룩하다’는 말이 나왔던 2000년대 후반과 비교하면 갑자기 한 순간에 투수들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우완 강속구 투수였던 이범석은 부상과 군복무, 재활, 또 다른 부상 등으로 6년째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2009년 곽정철은 150km의 묵직한 직구가 일품이었지만 공익근무로 공백이 있었고 무릎 부상으로 시즌 말에나 합류가 가능하다. 곽정철과 함께 최고의 불펜 에이스였던 손영민은 임의탈퇴 신분이다. 역시 150km의 강속구를 던졌던 마무리 한기주는 팔꿈치에 이어 어깨 수술을 받았다. 2015년 복귀도 힘든 상황이다. 부상과 함께 2012년 2차 드래프트로 150km를 던졌던 사이드암 신용운과 좌완 박근홍이 떠났다.


● 야수 전력보강에 집중…이젠 투수 가뭄

최근 전력보강이 야수에 집중되며 FA보상선수로 신승현(LG)과 홍성민(롯데)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12시즌에는 타격 보강을 위해 김희걸을 삼성에 보내고 조영훈(NC)을 영입했다. 윤석민의 해외진출도 뼈아팠다. 그 사이 외부에서 보강된 투수는 지난해 트레이드된 송은범, 한화에서 이적한 박성호 등이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IA는 2009년 이후 4시즌 동안 우승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강점을 살리기 보다는 약점 부문의 전력 보강에 집중했다. 그동안 서서히 가장 큰 강점이었던 마운드의 전력은 조금씩 약해졌고 어느 순간 또 하나의 큰 약점이 돼버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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