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 가면 또 다른 이명주 나오는 포항…그래도 K리그다

입력 2014-07-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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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일 울산을 꺾고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포항 황선홍 감독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포항은 유소년 육성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스포츠동아DB

■ 위기의 한국축구, 변해야 산다

1. 사령탑의 연속성
2. 4년 마스터플랜 수립하라
3. 스타를 키우고 살려라
4. 한국형축구 전문가를 찾아라

5. K리그가 희망이다

유소년 투자-선수 육성-스타 배출 선순환
한국축구 발전 성공모델로 K리그 이끌어

월드컵 대표팀 부진…축구 인기 저하 우려
K리그 활성화에 축구협회와의 공조 시급

K리그의 부흥은 한국축구 발전의 대전제다. 그러나 대표팀 내 자국리그 소속 선수의 숫자가 직접적으로 그 나라의 축구 수준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콜롬비아대표팀 23명 중 자국리그 소속은 3명에 불과하다. 다만 탄탄한 자국리그는 대표팀의 전반적 수준을 담보하는 저수지 역할을 한다. A구단 관계자는 “네덜란드엔 자국리그를 거쳐 유럽의 빅클럽으로 도약한 선수들이 다수 있다. 그래도 네덜란드는 축구강국이다. K리그도 몸값 경쟁에서 이제 아시아권의 중동, 중국을 이길 수 없다. 이명주가 포항에서 알 아인으로 가면서 50억원을 받았다고 알고 있다. 그 돈으로 포항은 또 유소년에 투자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제2의 이명주’가 또 발굴될 것이다. K리그의 현재 시장가치를 고려할 때 포항이 좋은 모델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포항은 2003년부터 초중고와 연계된 클럽시스템을 도입했다. 2004년에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축구교실도 개설했다. 결국 그 시스템 속에서 이명주란 성과물을 얻었다. 축구교실을 거친 학생들은 포항의 잠재적 팬이 됐다. 포항의 성공사례 속에서 다른 구단들도 유소년 육성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K리그 활성화를 위해 대한축구협회와의 공조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장 올해만 해도 9월 1∼9일, 10월 6∼14일은 A매치 기간으로 대표팀 소집이 예정돼 있다. 대표팀에 차출되는 스타급 선수들은 K리그 클럽의 전력, 마케팅 등과 직결된다. B구단 관계자는 “월드컵 이전에는 구단들이 대표팀 전지훈련 일정 등에서 많은 양보를 했다. 협회도 ‘K리그를 살려야 한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월드컵 이후엔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K리그 관중은 월드컵 이후엔 증가하곤 했다. 1998프랑스대회 이후 7400명에서 1만52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02한일대회 이후 9800명에서 1만5800명으로 61% 상승했다. 증가세는 줄었지만, 2006독일대회(29%)와 2010남아공대회(2.9%) 이후에도 월드컵 전보다 더 많은 관중이 축구장을 찾았다. 그러나 올해는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지방 모 구단 관계자는 “확실히 월드컵 부진의 영향이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문의 전화 등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지역에 더욱 밀착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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