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이 장맛비에 노심초사한 까닭은?

입력 2014-07-04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 선동열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선동열 감독은 3일 광주구장에 비가 오락가락하자 근심 어린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우천으로 인한 경기 취소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양현종이 8일 만에 등판하는 건데 또 밀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선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에이스 노릇을 해온 양현종을 배려했다. 1선발로서 4일 휴식 후 등판을 자주 해온 만큼 팀의 4일 휴지기와 맞물려 6일간 쉴 수 있도록 등판 일정을 조정했다. 시즌을 다시 시작한 1일 광주 두산전에 양현종 대신 임준섭을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 감독은 “(양)현종이가 이번 주는 한 번만 등판하고 다음주에 2번 등판하게끔 순서를 조정했는데 비로 인해 8일 만에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며 “근데 오늘도 취소되면 다음 주에도 2번 등판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팀에서 가장 좋은 투수를 한 번이라도 더 올려야하는데…”라고 무심한 하늘을 올려다봤다.

만약 비로 인해 양현종의 등판이 무산됐을 때 선 감독의 해결책은 임준섭 카드였다. 선 감독은 “오늘도 취소되면 임준섭이 등판을 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김병현의 등판도 미뤄질 수 있는데 김병현을 일주일에 2번 등판하라고는 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한 살이라도 어린 (임)준섭이를 내야할 것 같다”며 웃었다.

농담을 섞어 말했지만 5선발이지만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임준섭에 대한 신뢰가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였다. 에이스 양현종을 배려하면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임준섭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복안. 그러나 선 감독의 우려와 달리 경기는 속행됐다. 더불어 선발로테이션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양현종은 이날 5이닝 동안 108개의 투구수를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지만 에이스답게 5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선방하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국내 투수 중 가장 먼저 시즌 10승 고지에 오르며 넥센 앤디 벤 헤켄과 다승 부문 공동 1위로 도약했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