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스포츠동아DB
1차전 4점→2차전 21점 문태종의 변신 주목
“상대 코트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고, 수비진영으로 들어왔을 때는 타이트한 맨투맨 수비를 펼친다. 우리가 볼을 잡으면 속공 농구로 돌파구를 찾는다.”
8월 스페인농구월드컵과 9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둔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51·모비스) 감독이 그리고 있는 기본전략이자, 필승플랜이다. 우리보다 체격조건도 월등하고, 개인기술도 뛰어난 강팀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탄탄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 코트에서부터 압박수비를 펼치고, 이를 위해선 12명 엔트리 전원이 골고루 코트를 누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상대가 지치면 4쿼터 후반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뉴질랜드와의 3차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타우랑가에서 오클랜드로 이동한 18일(한국시간), 유 감독은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보다 강한 전력을 갖춘 팀을 상대하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다”며 “이번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통해 50%에 머물고 있는 팀 전력을 70%까지 끌어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뉴질랜드와의 잇단 평가전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다툴 이란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밝혔다. 15일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69-102로 대패했던 대표팀은 17일 2차전에선 76-75, 1점차 신승을 거뒀다.
유 감독은 “덩치가 큰 선수들과 맞붙어 이기기 위해선 빠른 공격농구를 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어렵더라도 때론 몸싸움도 거칠게 해야 한다. 선수들이 이겨내주길 바란다”며 “득점을 하기 위해선 슈터들도 이 같은 빠른 흐름의 농구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23분간 고작 4득점에 그쳤던 문태종(39·LG)이 2차전에선 같은 23분을 뛰고도 21점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유 감독의 이러한 주문에 제대로 부응한 덕분이다.
오클랜드(뉴질랜드)|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