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여자야구에 빠지다

입력 2014-09-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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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에 참가한 전국 37개 여자야구팀 선수들이 13일 전북 익산시야구장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해 페어플레이 등을 다짐하며 열띤 10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2.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이 13일 대회 개막식에 앞서 입을 굳게 다문 채로 시구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3. 박경철 전북 익산시장이 로고가 새겨진 야구모자를 쓰고 개회사를 하고 있다. 4. 이광환 한국여자야구연맹 부회장이 환영사를 읽고 있다. 5. 블랙펄스의 김학진이 37개 야구단을 대표해 오른손을 펼쳐들고 선수선서를 하고 있다. 익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LG배 여자야구대회 10주간의 열전 돌입

37개 팀 800여명 선수 참여 ‘역대 최대 규모’
구본준 부회장 지속적인 후원…올해로 3회째
익산시도 3년째 대회 유치…여자야구의 요람

한국여자야구 최대의 축제가 시작됐다.

2014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LG전자·익산시·한국여자야구연맹 공동 주최)가 13일 전북 익산시야구장에서 성대한 개막식을 열고 10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3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올해 전국 37개 여자야구팀 8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개막식에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충학 LG전자 경영지원부문장, 박경철 익산시장, 이광환 한국여자야구연맹(WBAK) 수석부회장 등 귀빈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을 알리는 시구 역시 구 부회장, 박 시장, 이 수석부회장이 동시에 맡아 의미를 더했다. 구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야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선수들과 여자야구 발전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의 하나 된 열정 덕분에 제3회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며 “이 대회를 발판 삼아 한국 여자야구가 세계 최고를 향해 달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구본준 부회장의 여자야구 사랑, LG배 대회로 꽃 피우다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국내 최대 규모로 최장 기간 열리는 전국대회라 첫 대회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G그룹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기에 가능했다. 여자야구에 대한 구 부회장의 관심과 열정이 기념비적인 대회를 만들어낸 것이다. 구 부회장은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사회인야구 선수로 활약할 만큼 야구를 사랑하기로 유명하다. 이날 역시 단순히 개막식에 참석만 한 게 아니라, 참가한 여자야구 선수들과 사진을 함께 찍고 캐치볼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LG는 이 대회뿐만 아니라 지난달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한국, 미국, 일본, 대만, 홍콩, 호주, 인도 대표팀이 참가한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한국여자야구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지는 계기였다. 한국은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일본 오사카체육대학 팀과의 결승전에서 1-19로 대패해 준우승했다. 구 부회장은 “유감스럽게도 올해는 큰 점수차로 졌다. 앞으로 우리 여자야구가 더욱 분발해줬으면 좋겠다”며 “약 3개월 동안 펼쳐질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로 인해 한국여자야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1·2군으로 나뉘어 치러지는 첫 대회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최초로 1군과 2군 리그로 나뉘어 치러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여자야구연맹에서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전국대회 참가율과 성적에 근거해 순위를 정한 뒤 상위 16개팀이 ‘LG챔프리그’, 하위 21개팀이 ‘LG퓨처리그’에 각각 출전하게 된다. 그만큼 많은 팀이 생겼고, 저변이 확대됐다는 의미다.

구 부회장은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페어플레이 정신에 따라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한국이 여자야구 강국으로 자리 잡고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 익산시에 불어 닥친 여자야구 열풍

익산 시내 곳곳에는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개막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익산시는 4년 연속 익산시장기 여자야구대회를 개최했고, LG배 대회 역시 3년 연속 유치했다. 명실상부한 한국 여자야구의 요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경철 익산시장 역시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시장은 “여성들의 야구 열풍, 그 중심에 익산시가 있다. LG배 대회가 올해도 변함없이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빛나는 아름다운 대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관중의 응원은 아직 프로야구에 못 미치지만 선수들 모두가 9회말 2사 풀카운트에서 포기하지 않는 야구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야구장은 현재 대대적인 공사 중이다. 홈플레이트 뒤 본부석과 관중석을 확충해 더 많은 야구팬들의 발길을 여자야구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다.

익산|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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