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최용수 감독·윤일록 고맙다”

입력 2014-11-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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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전북에 뼈아픈 일격 가한 장본인
서울징크스 벗어나려 전략전술 수정 계기

서울-전북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4라운드 경기가 열린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킥오프를 앞두고 만난 전북 최강희 감독의 입에서 의미심장한 한마디가 나왔다. “(서울) 최용수 감독과 윤일록이 고맙다.” 둘은 전북에 뼈아픈 일격을 안긴 주인공들이기에, 상당히 이례적인 말이었다. 특히 윤일록은 올 시즌 전북을 상대로 3골을 뽑아낸 ‘전북 킬러’였다.

8월 23일 전북은 서울에 발목을 잡혔다. 1-1로 팽팽한 후반 49분 터진 윤일록의 결승골로 전북은 극심한 ‘서울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후유증은 컸다. 전북은 8월 31일 광양 원정에서도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고 전남에 1-2로 무너졌다. 충격의 2연패였다.

그러나 위기가 약이 됐다. 최강희 감독은 “압도적인 경기 운영을 하고도 졌다. 전략과 전술을 대폭 수정하게 된 계기였다”고 밝혔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목표(우승)를 위해선 결과가 최우선이었다. 시즌 내내 ‘선수비 후역습’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서울이, 역설적으로 ‘공격 앞으로’를 외쳐온 전북에 영감을 준 셈이었다. “원정에서 비길 경기조차 내리 놓쳐 위기가 왔지만, 다행히 선수들이 빨리 털어냈다. 만약 그때 계속 승점을 확보했다면, (상황에 안주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는 최강희 감독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상대가 하면 우리도 한다’는 자세로 철저히 서울전을 준비한 전북은 그간의 아픔을 이날 한판으로 말끔히 씻어냈다. 후반 48분 이재성의 도움을 받은 카이오의 ‘버저비터’ 결승골로 서울 징크스를 깨면서 우승을 목전에 두게 됐으니, 이날 전북 선수단과 최강희 감독의 기쁨은 한층 배가됐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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