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의 ‘리틀 응원단’

입력 2014-11-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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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민성. 스포츠동아DB

3년째 인연 리틀야구단 경기장 찾아
“아이들 앞에선 절대 질 수 없다” 열정

“형! 이따가 여기로 파울타구 하나만 날려 주세요!”

넥센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10일 잠실구장.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던 넥센 김민성(26·사진)이 문득 관중석을 보고 멈춰 섰다. 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앳된 목소리들이 들려서다.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한 김민성은 이내 익숙한 듯 “그쪽으로 파울을 치느니, 내가 그냥 공 하나 던져주는 게 빠르겠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김민성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N’이라는 글자가 새긴 모자를 쓴, 아홉 명의 어린이들이 손을 흔들며 서 있었다.

알고 보니 이 꼬마 팬들은 경기도 남양주시 리틀야구단 소속의 어엿한 야구선수들. 김민성과 남다른 인연을 맺어온 사이였다. 김민성은 “고명초등학교 3년 선배인 허성규 형이 남양주시 리틀야구단의 감독을 맡고 있다. 초등학교 동문들끼리 겨울마다 모여 야구를 자주 하는데, 형이 감독을 맡은 이후로는 3년째 시즌이 끝나면 겨울에 리틀야구단을 찾아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야구도 지도해주는 게 연례행사가 됐다”며 “때마침 아이들 모자에도 우리 팀 넥센과 같은 ‘N’이 새겨져 있다. 이것도 인연 아닌가”라며 웃었다.

갓 야구를 시작한 꼬마 선수들에게 프로야구 선수, 그것도 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다. 게다가 김민성은 올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도 땄다. 김민성도 그 사실을 알기에 더 살갑게 아이들을 대한다. “누구누구 왔어? 표 직접 사서 왔어?”라고 다정하게 물었고, “추운데 경기 재미있게 봐!”라고 정겨운 인사도 건넸다. 어린 야구선수들 역시 관중석 그물망을 잡고 신나게 “김민성 파이팅!”을 외쳤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김민성은 다시금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는 “남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잘해야겠다. 아이들 앞에서 못 하면 올 겨울에 창피해서 못 만나러 갈 것 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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