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바뀐 김용의…“이젠 못하면 끝” 이 악문 훈련

입력 2015-01-19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김용의(왼쪽)가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노찬엽 타격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김용의는 “이제 못 하면 끝이라는 마음”이라며 절박하게 훈련에 매달리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겨우내 훈련 올인…집에서도 운동
“열심히가 아닌 무조건 잘해야 할때”

“이제 열심히 할 때는 아닌 것 같아요. 무조건 잘 해야죠. 못 하면 끝이라는 마음입니다.”

LG 김용의(30)는 2015시즌이 특별하다.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있거나, 연봉이 올라서가 아니다. 연봉은 오히려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3000만원이 삭감됐고, 줄곧 해왔던 내야수 포지션도 외야수로 바뀌었다. 어떻게 보면 기운 빠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김용의는 불평하지 않았다. “내가 못해서다. 더 잘 했어야 했다”며 반성하고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제는 잘 해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LG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용의와 문선재를 외야수로 전향시켰다. 양 감독은 “주전 외야수들이 144경기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30∼40경기를 주전처럼 공백을 메워줄 외야수가 필요했고 문선재, 김용의를 선택했다”고 포지션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김용의는 외야수 전향에 동의했다. 그는 “지난해 실수가 너무 많았다. (내야)수비에 자신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TV중계화면으로 보면 내가 봐도 엉성하다는 느낌이 들더라. 남들이 볼 땐 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또 내가 잘 했다면 포지션이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못했기 때문에 바뀐 것이다. 오히려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용의는 달라지기 위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겨우내 쉼 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모자란 부분은 개인적으로 ‘보충수업’하는 열정도 보였다. 그의 방은 헬스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운동기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잠실이나 헬스장에서 훈련한 뒤에도 부족한 생각이 들 때 집에서 언제든지 운동할 수 있게 마련해놨다. 손목 운동이 부족했다 싶으면 집에서도 계속 손목운동을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용의가 이토록 절실하게 훈련에 매달리는 이유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여기서 못 하면 끝이다’라는 위기감이 그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가방에 외야수 글러브와 더불어 1루수 미트도 넣었다. 팀에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설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그는 “나이가 서른하나다. 이제 못 하면 끝이다”며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는 “내야수, 외야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 앞으로는 야구를 ‘열심히’가 아닌 ‘잘’ 하겠다.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