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구자욱. 동아닷컴DB
청백전서 배팅능력·주루·외야수비 합격점
류 감독 “히트상품…구단서 키울 필요 있다”
차분한 구자욱 “기대에 부응하겠다” 각오
“올 시즌 삼성의 ‘히트상품’이 돼주길 바란다.”
삼성의 ‘조커’ 구자욱(22) 열풍이 예상보다 훨씬 더 거세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최고의 화제 인물로 부상했다. 스프링캠프 출발 전까지만 해도, 그저 올 시즌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주 가운데 한 명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한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쟁쟁한 선배 선수들조차 “운동 능력이 정말 남다르다. 시즌이 시작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스타가 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8일 “구자욱이 올 시즌 우리 팀의 ‘히트상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야구를 잘 하면서 잘 생기고 몸매도 좋은 선수들을 구단 차원에서 키워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구자욱이 딱 그런 선수”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입단 직후 2년간 상무에서 군복무를 하느라 야구팬들 앞에서 기량을 펼칠 기회가 없었다. 올해가 진정한 데뷔 시즌이다. 류 감독은 “그 2년 동안 기량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한다”고 이례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7일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의 첫 청백전에서도 구자욱의 기량은 빛났다. 백팀 1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6회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2회 삼진으로 물러서긴 했지만, 1회 첫 타석(우익수플라이)과 5회 세 번째 타석(중견수플라이) 모두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수비와 베이스러닝은 이미 합격점을 받은 지 오래. 류 감독은 청백전이 끝난 뒤 “공을 배트에 맞히는 능력도 좋고 발이 빨라서 주루는 물론 외야 수비에도 유리하다. 내야수 출신이라 확실히 수비의 움직임이 다르다”며 “이대로 경험만 더 쌓는다면 박해민과 재미있는 경쟁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 진행되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성과에 따라 백업이 아닌 주전 한 자리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제 막 출발하는 신인 선수에게는 얼떨떨할 수도 있는 칭찬 세례. 그러나 구자욱은 오히려 들뜨기는커녕 오히려 더 차분해졌다. 그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가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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