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만루 kt 댄 블랙이 실점을 허용하는 실책을 범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5회 3실책…KBO 역대 최다 불명예
kt의 교체 외국인타자 댄 블랙(28)은 13일까지 9경기에서 38타수 18안타(타율 0.474)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활화산 같은 타격으로 kt의 5연승을 이끌자, 전문가들은 ‘약점이 없어 보인다’, ‘역대 교체 외국인선수 중 한국야구에 가장 빨리 적응한 케이스다’ 등의 찬사를 보냈다. 동료 외국인타자 듀오 앤디 마르테와 함께 ‘마블포’라는 영광스러운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블랙은 14일 수원 넥센전 5회초, 마치 ‘블랙홀’에 빠진 듯 1루에서 수비 실책을 잇달아 범했다. kt가 2-4로 뒤진 5회초 무사 1·2루서 블랙은 넥센 6번 김민성, 7번 윤석민, 그리고 9번 대타 고종욱의 타구를 잡으려다 모두 실책을 저질렀다. 3차례 모두 위치 선정은 좋았지만 공을 놓치는 실수를 되풀이했다.
김민성 때는 공을 잡았다 놓쳤고, 윤석민 때는 홈으로 송구하려다 공을 떨어트렸다. 병살로 처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블랙은 두 번째 실책까지는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애써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는 듯했지만, 세 번째 실책 후에는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는 듯 몹시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블랙홀에 빠진 듯한 그의 실책으로 인해 kt는 5회에만 대거 6실점하며 승기를 내줬다. 한 선수가 한 이닝에 3개의 실책을 범한 것은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
포수 출신인 블랙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1루 수비율 0.992를 기록했다. 몸무게 117kg의 거구로 날렵한 편은 아니지만, 타구 판단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날 한 이닝 3실책을 저지른 탓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몹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kt 선수들은 덕아웃으로 돌아온 블랙의 어깨를 두드려줬고, 조범현 감독도 교체 없이 다시 1루 수비로 내보내며 스스로 치유하기를 바랐다.
수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