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울산 김신욱(왼쪽 2번째)이 27일 파주 NFC에서 동료들과 함께 첫 소집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김신욱은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며 대표팀 최선참으로서의 다짐을 드러냈다.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젊어진 대표팀서 후배들에게 솔선수범
기회 주어진다면 달라진 모습 보여줄 것”
‘슈틸리케호’에 처음으로 승선한 김신욱(27·울산현대)이 자신을 내려놓았다. 오로지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승리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15동아시안컵(8월 1∼9일·중국 우한)에 나설 김신욱은 대표팀 훈련을 위해 27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다. 197.5cm의 큰 키로 성큼성큼 걸어오던 그의 모습에선 비장하리만치 절실함이 느껴졌다.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1년여 만에 A대표팀에 합류했다. “영광”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꺼낸 그는 “내가 빛나기보다는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희생하겠다”고 밝혔다. 부상으로 올해 1월 2015호주아시안컵을 비롯해 3월과 6월 A매치에 부름을 받지 못했던 그는 점차 컨디션을 회복하며 7월 이후 완벽한 몸 상태를 자랑했고, 마침내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3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었다.
김신욱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스트라이커로서 자존심을 회복해야 하는 동시에 경기 외적으로도 어깨가 무겁다. 1988년생으로 김주영(상하이 상강)과 함께 대표팀 내 최고참인 그는 “현재 대표팀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다고 하지만, 내가 (나이가) 가장 많다고 하니 뭔가 이상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나 스스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A매치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경기장 안에선 공격수로서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나이가 많은 나부터 솔선수범으로 많이 뛰어야 한다. 밖에선 선배로서 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겠다.”
2013동아시안컵 당시 호주·중국·일본전에 모두 교체로 출전했던 김신욱은 “한일전 때는 공을 한번도 못 잡았다. 아마 출전시간이 10분도 안됐던 것 같다”며 “물론 이번에도 선발 출전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유럽 이적 여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신욱은 “유럽에 갈 생각은 하고 있지만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하며 “그렇다고 이번 대회를 (이적과) 연관짓고 싶지 않다. 내 욕심과 명예를 내려놓고 나라를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첫 소집훈련을 소화한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의 선수들이 각기 다른 15개 팀 소속이라는 점에 대해 “모두가 서로 다른 철학으로 축구를 해왔기에 빨리 한 팀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 골키퍼 구성윤(21·콘사도레 삿포로)을 비롯해 이찬동(23·광주FC) 등 A매치 경험이 없는 5명에 대해선 “선수를 발탁하는 데 있어 A매치 횟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기에 A매치 경험이 없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파주 |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