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허리 통증 이겨낸 두산 김재호의 투혼

입력 2015-08-22 08: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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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 사진제공|스포츠동아

두산 김재호. 사진제공|스포츠동아

21일 잠실 두산-LG전. 양 팀은 서울 라이벌답게 팽팽하게 맞섰다. 명품 투수전이었다. LG 선발 류제국이 7이닝 5안타 3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자, 두산 선발 허준혁도 7이닝 2안타 8삼진 1실점으로 맞불을 놨다. 호수비도 곳곳에서 나왔다. LG 손주인, 양석환 등이 중요할 때마다 중요한 아웃카운트를 잡아주며 선발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두산 허경민, 김현수 등이 결정적인 수비로 위기를 벗어나게 했다.

양 팀은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르지 못하고, 결국 연장에 돌입했다. 경기를 끝낼 찬스는 9회 1사 2·3루, 10회 무사 1사 3루 등 LG가 많았다. 그러나 상대의 호수비에 막혀 끝내 해결을 하지 못했다.

두산은 연장 11회 1사 만루에서 김재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짧은 거리였지만 3루에 있던 주자 고영민이 리터치해 홈으로 파고들었고 득점에 성공했다. 폼이 무너진 상태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뜬공을 만든 김재호의 노력과 고영민의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가 만든 귀중한 점수였다.

김재호는 고영민이 득점한 것을 본 뒤 천천히 3루 쪽 덕아웃으로 걸어갔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지만 결승타를 친 표정은 밝지 못했다. 이내 허리를 부여잡고 덕아웃 앞에 주저앉았다. 허리가 아팠던 것이다. 그러나 11회말 그는 다시 글러브를 끼고 그라운드로 나갔다.

김재호는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그는 올 시즌 주전유격수로 팀이 치른 108경기 중 102경기를 뛰었다. 이 중 선발출장하지 않은 경기는 3경기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체력소모가 큰 포지션에서 많은 경기를 뛰다보니 몸이 정상일 수 없었다. 김재호 대신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선수는 허경민이 있지만, 데이빈슨 로메로가 3루수를 소화하지 못하면서 허경민이 3루수로 나서고 있다. 김재호는 계속 유격수로 뛰어야한다는 얘기다. 20일 잠실 LG전도 사실 쉬는 날이었지만 내야진들이 수비실책을 3개나 범하면서 결국 글러브를 끼고 경기를 뛰어야했다.

김재호는 경기 후 “경기초반 허리 통증이 찾아와서 타석에서 제대로 된 타격을 할 수 없었는데 마지막 타석에서 방망이 끝에 공이 맞아나가면서 파울이 됐고 플라이를 칠 수 있었다”며 “허리가 아파서 팔로만 타격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뜬공이 나왔다”고 말했다. 허리통증에도 경기에서 뛴 이유는 책임감이었다. 그는 “아파도 교체해달라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대신 뛸 선수가 없지 않은가”라며 “힘들지만 감독님, 코치님들이 많
이 챙겨주신다. 근력운동으로 통증을 줄이려고 생각중이다. 중요한 시기니까 참고 뛰어야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재호의 투혼 덕분에 두산은 3연패를 탈출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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