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한기주가 12일 문학 SK전에서 1462일만에 승리를 거두며 재기를 알렸다. 한기주는 지난 8년간 총 4차례의 수술을 거치며 마운드와 1군에서 멀어졌다. 당분간은 긴 이닝을 막아주는 롱릴리프 보직을 맡을 전망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2일 SK전 1462일 만에 구원승
4차례 수술 시련 딛고 재기 성공
“곽정철 형한테 축하 문자 받았죠”
올 시즌 KIA에선 ‘사연남’들의 드라마가 계속 되고 있다. 9차례의 수술 끝에 5년 만에 마운드에 돌아와 1792일만에 세이브를 올린 곽정철(30)에 이어 한기주(29)도 1462일만에 구원승을 올리며 성공적인 재기를 알렸다.
곽정철이 2경기서 2세이브를 올린 뒤 갑작스런 혈행장애로 1군에서 이탈한 가운데 또 다른 사연남 한기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기주는 2009년 팔꿈치 수술을 시작으로, 2011년과 2012년 손가락 수술, 2013년 어깨 수술까지 총 4차례나 칼을 대면서 1군 마운드와 멀어졌다.
한기주는 12일 문학 SK전에서 선발 임준혁이 난조를 보이자 3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갑작스런 호출에도 한기주는 3이닝 무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2012년 4월 11일 무등 삼성전 이후 1462일만에 거둔 승리였다.
불같은 강속구는 사라졌지만 그의 공에는 또 다른 힘이 있다. 140km대 초반의 직구에도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과거에 비해 노련한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일 변화까지 성공해 그의 피칭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13일 경기에 앞서 만난 한기주는 “예전엔 힘 대 힘으로 타자를 잡으려고 했다. 지금은 땅볼이나 뜬공으로 맞혀 잡는데 집중한다. 지금까지는 느낌이 좋은 것 같다. 과거에 비해 타자들이 힘도 좋아지고 선구안도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한기주의 현재 보직은 롱릴리프다. 12일처럼 선발이 조기에 강판됐을 때 긴 이닝을 막아줘야 한다. 승리가 쉽지 않은 보직이다. 그는 “경기 초반부터 대기를 한다. 안 나갈 때도 피칭을 하고, 모든 투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각자 컨디션 조절을 하는 방법이 있다. 개인 승리는 상관없다. 운이 좋으면 따라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4년만의 승리, 축하문자를 많이 받았지만 선배 곽정철의 문자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한기주는 “(곽)정철이형한테 ‘첫 승 축하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래서 ‘빨리 올라와’라고 답했다. 오랜 시간 함께 재활을 했다.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곧 돌아올 곽정철은 물론 한기주의 드라마도 이제 시작이다. 건재함을 알린 첫 승리, 본인은 덤덤했지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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