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승’ 문승원, 투수코치 보자마자 눈물…왜?

입력 2016-05-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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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문승원(오른쪽)이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한화를 상대로 프로데뷔 첫 승을 올린 뒤 수훈선수 인터뷰 도중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축하해주기 위해 다가섰던 제춘모 코치가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SK와이번스

SK 제춘모코치 “안아보자” 말에 왈칵
캠프 낙마때 “다시 해보자” 부활 계기


“코치님이랑 같이 대만 가는 비행기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SK 우완투수 문승원(27·사진)은 고려대 에이스였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지명받은 기대주였다. 프로 생활 5년 만인 올 시즌, 4일 문학 한화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경기 직후에도 그저 좋아하기만 하던 문승원은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응원단상에 올라갔다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2군에서 함께 고생한 제춘모 투수코치가 그의 경기를 보러 왔고, 제 코치가 “한 번 안아보자”고 말하자 눈물이 쏟아진 것이다. 제 코치도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5일 경기에 앞서 만난 문승원은 “처음 코치님을 봤을 때 눈물이 나올 줄 몰랐다. 그런데 ‘안아보자’는 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3월 2일 일본 오키나와 1군 캠프에서 코치님과 함께 2군 대만 캠프로 넘어갔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 ‘다시 해보자’는 코치님의 말을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문승원은 신인 시절에도 1군 캠프에서 중도 낙마해 2군 캠프로 향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달랐다. 그는 “그때와 달리 이번엔 내가 내려가서 뭘 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감독님께선 ‘공이 좋은데 왜 타자와 못 싸우고 도망가냐’는 말씀을 해주셨다. 어떻게 하면 마운드 위에서 카리스마가 생길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노력 끝에 4월 중순 윤희상 대신 5선발 기회를 부여받았고, 매 경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그가 말한 ‘카리스마’는 자기 공을 믿고 볼카운트 등에서 타자들에게 끌려가지 않으면서 압도적인 경기운영을 펼치는 것이다. 문승원은 “아직 볼넷을 줄이는 등 제구력을 보완해야만 한다. 상무 시절 2년을 빼면 1군 3년 만에 첫 승인데 생각보다 빠른 것 아닌가. 운이 좋았다. 올해 3번 등판 모두 6이닝을 채우지 못했는데 6회는 내가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많은 축하인사를 받았지만 제 코치와 함께 주전포수 이재원의 축하도 뜻 깊었다. 그동안 동기인 김민식과 호흡을 맞추다 4일 처음 주전 이재원과 배터리를 이뤄 승리를 합작했는데, 이재원과는 입대 직전 마지막 경기이자 데뷔 첫 선발등판이던 2013년 10월 4일 사직 롯데전에서 배터리로 나서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적이 있었다. 그는 “(이)재원이형이 그때 ‘군대 갔다 와서 꼭 함께 승리하자’고 말했었는데, 어제 약속을 지켰다고 해서 기분이 더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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