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레온은 저마노나 매티스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16-05-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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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레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레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첫 등판서 5이닝 12안타 8실점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11년에 저마노하고 매티스가 와서 잘 해줬지”라며 옛 생각에 잠겼다. 새 외국인투수 아놀드 레온(28·사진)의 첫 등판을 앞두고 선전을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레온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퇴출된 콜린 벨레스터(30)가 3경기 등판 후 팔꿈치 부상으로 자취를 감추면서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류 감독은 기대 반, 걱정 반이라고 했다. 그래도 기대가 크다면서 “레온이 잘 던지면 계산이 될 것 같다. 다음 주에 차우찬도 온다”며 선발진 안정에 대해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첫 등판만 놓고 보면, 레온은 류 감독의 바람대로 저마노나 매티스가 아니었다. 류 감독 부임 후 지금까지 외국인선수를 교체한 건 총 4번인데, 감독 첫 해였던 2011년 저스틴 저마노와 덕 매티스는 5승씩을 거두면서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2013년 3경기서 2.1이닝 7실점이라는 기록만 남긴 최악의 대체선수 에스마일린 카리대(33)도 있었다.

레온은 이날 5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12안타 8실점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볼넷은 1개, 탈삼진은 5개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51㎞였지만, 타자들이 치기 좋은 높이로 형성된 공은 어김없이 배트에 맞아 나갔다.

1회초 선두타자 김호령에게 볼넷을 내주고 2루 도루를 허용한 뒤로 난타당하기 시작했다. 1사 3루서 김주찬에게 몸쪽으로 150㎞짜리 직구를 던졌다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직구가 공략 당하자 4번타자 나지완 상대로 커브를 던지기 시작했는데, 나지완은 6구째 114㎞짜리 커브를 퍼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날렸다.

3회에는 1사 후 4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강한울에게 안타를 맞은 체인지업은 너무나 밋밋했다. 김주찬에게 직구를 공략당해 적시 2루타를 허용했고, 나지완 상대로는 높은 코스의 직구를 맞아 5점째를 내줬다. 브렛 필에게 던진 체인지업은 타자 눈높이로 들어갔고, 좌월 2점홈런이 됐다. 4회엔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놓고, 3개의 안타를 연달아 허용하며 8점째를 내줬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모든 구종이 배트에 맞아 나갔다. 제구력의 문제로 보였다. 가운데나 높은 코스로 치기 좋게 들어간데다, 변화구의 각은 날카롭지 못했다. 총 93개의 공을 던졌는데 포심패스트볼 44개, 커브 7개, 슬라이더 15개, 투심패스트볼 6개, 컷패스트볼 12개, 체인지업 9개를 구사했다.

경기 후 류 감독은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오랜만에 실전 등판하다보니 공이 다소 높게 제구돼 장타를 허용한 것 같다. 구위가 나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대구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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