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주권. 스포츠동아DB
5월 넥센전 완봉승 후 특급수준 변신
“자신감 가졌더니 직구에 힘 실렸다”
조범현 감독과 정명원 투수 코치 등 kt 코칭스태프는 2015년 1군에 데뷔하면서 확실한 장기 비전을 세웠다. ‘타자는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여가고 투수는 무조건 키워 쓴다’로 요약된다. 그 배경에는 외국인 투수 3명을 동시에 기용할 수 있는 2015∼2016 2년 동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젊은 투수들에게 안정적인 기회를 주며 팀의 4∼5년, 10년 이상까지 대비한다는 설계였다. 큰 출혈을 감수하고 연이어 포수를 트레이드해 영입한 것도 투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바람이었다.
kt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장시환, 김재윤, 조무근이라는 새로운 불펜 투수들을 재발견하며 큰 성과를 이뤘다. 프리에이전트(FA)시장에서 불펜 필승조를 구축하는데 100억 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망주와 신인을 키워낸 큰 공이었다.
다만 지난해 선발진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가 없었다. 정대현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지만 엄상백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올해 선발진에서 새로운 스타 탄생이 시작됐다.
조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올해 무조건 토종 선발 투수를 만들어야 한다. 정대현과 엄상백, 정성곤에 주권까지 최대한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2015년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입단한 주권은 고교시절 첫 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투수였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그해 열아홉 나이로 프로에 데뷔해 15경기에서 2패 방어율 8.51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고, 올해 시즌 초반에도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조 감독은 5월 초 주권에 대해 “자기 공만 던지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어떤 계기가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주권은 감독의 바람대로 5월 27일 넥센을 상대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후 전혀 달라진 투수가 됐다. 완봉승을 거둔 경기를 포함해 8일까지 최근 3경기에서 22이닝 동안 단 3실점만을 허용했다. 볼넷은 단 4개뿐이었고 안타는 13개를 맞았다. 모두 특급 투수 수준의 기록이다.
주권은 포심 패스트볼이 140km초반이지만 바깥쪽 제구가 뛰어나고 슬라이더의 각이 좋은 투수다.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던지는 직구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 몸 관리를 잘해 꾸준히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교한 제구에 신경 쓰다가 볼 카운트가 몰리면서 위기에 빠졌다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활용하고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가 뒷받침되면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같은 모습이 이어진다면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kt의 에이스라고 부를만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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