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미야자키행’ 김태형, 두산 KS 3연패 시동

입력 2016-11-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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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이 23일 일본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 감독은 11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캠프를 6일간 직접 둘러보며 앞으로 팀을 이끌 ‘미래전력’을 눈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스포츠동아DB

두산 구단 역대 최고대우(3년 총액 20억원)로 집권 2기를 시작하는 김태형(49) 감독이 23일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했다. 11일 개시된 두산의 마무리캠프를 참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미야자키 사이토에서 진행되는 두산의 마무리캠프는 30일이면 끝난다. 가는 날, 오는 날을 제외하면 사실상 김 감독은 6일밖에 체류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무엇을 보기 위해 미야자키로 가는 것일까?


● ‘두산 2017시즌 낙관론’은 바깥의 얘기다

두산은 2016시즌 KBO 역사에 회자될 압도적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어느덧 한국시리즈(KS) 2연패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사활적으로 매달렸던 유격수 김재호 잔류에도 성공했다. 더스틴 니퍼트 등 외국인선수 재계약도 이변이 없는 한, 성사될 것이다. ‘두산 왕조’로 가는 문이 활짝 열렸다. 그러나 ‘이제 됐다’ 싶을 때가 위기인 것이 세상이치다. 두산은 2016시즌, 김재환~오재일~박건우~닉 에반스가 커리어하이 실적을 냈다. 선발 ‘판타스틱4’가 안정적인 반면, 타자 블루칩4는 아직 변동성이 있다. 게다가 두산은 고질인 불펜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베테랑 좌완마무리 이현승은 FA로서 잔류협상이 진행 중이다. 상무에서 돌아온 우완마무리 이용찬은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 재활기간을 고려하면 스프링캠프 참가 등 복귀 스케줄이 미지수다. 그렇다고 두산 프런트가 FA 시장에서 전력을 수혈할 의사도 없다. 결국 활로는 두산이 늘 그랬듯, 육성이다. 우승 행사가 정리되자 김 감독이 “1주일이라도 보겠다”고 일본행 티켓을 끊은 이유는 이런 절박함이다.



● 김 감독은 ‘1주일 미야자키 체류’에서 무엇을 볼까

이미 두산 주력 코치진은 미야자키에 가 있다. 그곳에서 넘어오는 보고서를 김 감독은 빠뜨리지 않고 체크해왔다. KS 2연패로 이미 두산에서 장수감독의 길을 닦은 김 감독의 위상을 감안할 때, 2017년 너머의 장기적 포석까지 시야에 넣어야할 상황이다. 막상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면 감독은 즉시전력감 위주로 살필 수밖에 없다. 당장의 성적이 급한 처지에 길게 볼 여유가 없다. 그래서 시기적으로 마무리캠프는 소중하다. ‘미래전력’을 1군 감독이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30명의 선수(코치 11명)로 구성된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는 우완 김강률과 홍상삼, 좌완 함덕주와 이현호, 사이드암 고봉재 등 두산 마운드의 허리를 맡아줘야 할 투수들이 포함됐다. 신인투수로는 박치국과 김명신이 들어갔다. 포수로 최재훈과 박세혁, 내야수로 최주환 류지혁 서예일, 외야수로 국해성 김인태 이우성 정진호 이성곤 조수행 등 3~4년 이내에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과제를 짊어진 재목들이 선별됐다.

실제 김 감독은 2015년 KS 우승 직후 차린 마무리캠프에서 내야수 류지혁과 서예일, 외야수 조수행 등 잠재자원을 발굴해 요긴하게 활용했다. 경쟁의식을 심는 이런 작업은 팀의 순환을 위해 불가피하다. 두산은 2016년 KS 우승 후에도 홍성흔, 고영민 등 베테랑들과의 결별을 강행했다. 당장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프런트와 현장의 냉철한 현실인식이 읽힌다. 강력한 권한을 쥔 김 감독이 두산의 초심(初心)인 육성의 깃발을 들고, 2017시즌 출발선에 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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