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박민우. 스포츠동아DB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되지.”
2015시즌이 끝날 무렵 NC 김경문 감독은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한 박민우(23)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민우도 김 감독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2016시즌을 준비했다. 가장 큰 변화는 타격폼이었다. 1번타자로서 정교함을 높이기 위해 발을 들어올리는 레그킥을 버렸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올 시즌 타율이 0.343으로 수직상승했고, 3홈런·55타점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삼진수가 지난해 108개에서 70개로 준 게 가장 고무적이었다. “리드오프는 무조건 삼진을 당하면 안 된다”는 한화 이용규(31)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긴 덕분이었다. 자연스럽게 출루율도 지난해 0.399에서 올해 0.420으로 상승했다.
박민우의 성장은 올 포스트시즌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그는 2014년, 2015년 가을야구에서 뼈아픈 실책을 했다. 큰 경기에서 나온 결정적인 실책은 상흔을 남긴다. 수백 번, 수천 번 반복해서 훈련했던 수비인데도 이상하게도 그 상황이 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NC 박민우. 스포츠동아DB
박민우도 LG와의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수비에 대한 압박감을 털어놨다. 그러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두려움과 정면으로 마주했고, 실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PO뿐 아니라 부담감이 커지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센스 넘치는 호수비를 선보이며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흐뭇하게 바라본 이가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감독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을 때가 선수가 성장한 모습을 지켜볼 때가 아닌가 싶다”며 “그동안 많은 선수를 봐왔지만 큰 경기 트라우마를 떨쳐내는 게 쉽지 않다. 올 가을에서도 내심 걱정했는데 (박)민우가 나도 놀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박)민우가 ‘감독님, 저희가 부족했습니다. 다음번에 꼭 우승시켜드리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라. 많이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박)민우는 앞으로 정근우(34·한화)의 뒤를 이어서 국가대표 2루수가 돼야할 선수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옆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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