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아이스아레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리허설 격인 2017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우승팀 국기가 접힌 채 시상대에 올라가는가 하면, 링크장 한 가운데 출입카드가 떨어져 자칫 선수가 다칠 뻔한 일이 벌어졌다. 이뿐만 아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위해 어떤 대회든 일정하게 유지돼야 할 빙질 상태도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눈살을 찌푸렸다.
문제는 대회 첫 날부터 속출했다. 17일 캐나다 테사 버츄(28)-스캇 모이어(30) 팀은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117.20점을 받아 우승을 거머쥐었으나 시상대에서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캐나다 국기가 접힌 채 올라가는 게양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해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올랐지만 국기가 제대로 펴지지 않자 발만 동동 굴러야했던 모이어는 공식기자회견에서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오히려 버츄가 “괜찮다. 국가는 잘 나왔고 멋진 우승의 순간을 느꼈다. 경기장 시설부터 빙질, 분위기는 정말 훌륭했다”고 위로(?)를 건네는 촌극이 벌어졌다.
19일에는 더 아찔한 일이 벌어졌다. 이준형(21·단국대)이 연기를 펼칠 때 링크 중앙에 한 장의 사진이 떨어져 있었다. 관중이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코팅종이를 밟았다면 자칫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는 경기 후 “연기 중반에 발견했는데 아마 사진 뒷면이 하얀색이라 몰랐던 것 같다”며 “경기 도중이어서 줍지는 못 하고 계속 신경 쓰여서 연기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다행히 밟진 않았지만 위험할 뻔 했다”고 털어놨다.
이뿐만 아니다. 김진서(21·한체대)는 대회마다 달라진 빙질에 대해 귀띔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빡빡한 일정 때문에 스케이팅보다 체력 보강에 더 힘을 쏟았다. 지난달 같은 곳에서 열린 제71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에서 이미 한 번 빙질을 경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막상 타본 경기장 빙질은 불과 한 달 전과 달라져 있었다. 그는 “내가 실수했다. 모든 게 변명 같아 조심스러운데 이번 대회는 종합선수권 때 빙질이 아니었다”며 “쇼트트랙 경기 후 다시 얼음을 얼렸다고 하던데 그 때문인 것 같다. 연습링크장과 메인링크장도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강릉아이스아레나 빙질에 대해 참가 선수들의 불만은 없었다. 그러나 대회마다 다른 빙질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평창올림픽을 1년여 앞둔 가운데 자국 선수들의 홈 이점도 사라질 수 있다. 좀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릉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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