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한현희. 스포츠동아DB
23일까지 넥센의 팀 방어율은 5.15(173이닝 99자책점)로 10개구단 중 꼴찌다. 1선발로 기대했던 외국인투수 션 오설리반이 3경기 2패, 방어율 15.75(8이닝 14자책점)의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2군으로 내려간 여파가 크다. 한현희(24)라는 구원군이 나타나 구멍난 선발진 한자리를 메우지 못했다면 그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을 터다. 특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복귀한 첫해부터 선발진에 정착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한현희는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 방어율 1.35의 성적을 거뒀다. 첫 3경기에서 구원등판해 이닝을 늘려가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2경기에 선발등판해 13이닝 2실점(방어율 1.38)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선발등판한 2경기에서 각각 7이닝 74구(14일 광주 KIA전), 6이닝 81구(20일 인천 SK전)를 소화하는 경제적인 투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까지 선발등판한 21게임에선 경기당 5이닝을 소화하며 93.4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는데, 올해 2경기에선 경기당 6.1이닝을 소화하며 77.5구만을 던졌다. 넥센의 불안한 불펜(방어율 6.33)을 고려하면, 미리 정해놓은 투구수에 맞춰 6이닝 이상 버텼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인 일이다.
한현희는 선발진 정착을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했다. 일단 재활 기간에 급격히 불어난 체중을 줄이는 데 힘썼다. 그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투구밸런스를 잡을 수 있었다. 2군에서 140㎞를 밑돌던 직구 구속은 시즌이 시작되자 147㎞까지 상승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위기가 찾아오니 구속이 올라오더라”고 회상하며 웃었다. 그뿐만 아니라 체인지업을 추가해 직구와 커브가 전부였던 기존의 피칭메뉴를 보완했고, 철저한 몸쪽 승부를 통해 땅볼을 유도하며 투구수를 줄이는 방법도 터득했다. 한현희 본인도 “과거에 선발로 나설 때와 가장 달라진 점이 체인지업과 몸쪽 승부”라고 밝혔다.
슬라이더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는 시속 130㎞ 안팎의 커브도 한창 좋을 때의 위력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과 섞어 던지니 그 위력이 배가되는 것은 당연하다. 장 감독은 한현희의 공에 대해 “무빙(Moving)이 좋다”고 칭찬했다. 볼 끝의 움직임이 살아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다 직구도 볼 끝의 움직임이 좋다 보니 스스로 자신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넥센 불펜포수 양희현도 “한현희의 커브는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엄청나게 휘고, 직구도 공 끝의 움직임이 좋다. 직접 받아보니 정말 위력적이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현희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쭉 잘해야 한다. 등판할 때마다 투구수를 늘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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