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괴력男’ 초이스가 말하는 넥센, 그리고 2013 오클랜드

입력 2017-09-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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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오클랜드 1라운드 지명 선수 출신인 넥센 마이클 초이스는 한국 프로무대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활짝 열어가고 있다. 그는 “넥센의 시스템은 메이저리그와 유사하다”며 “한국에서 뛰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포츠동아DB

요즘 넥센 타선의 중심은 외국인타자 마이클 초이스(28)다. KBO리그 데뷔 38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으며 장타력을 뽐냈고, 타율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약점을 하나씩 지워나가며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장정석 감독도 “힘이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엄청난 타구 비거리는 그가 왜 2010년 메이저리그(ML) 신인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의 1라운드(전체 10번) 지명을 받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넥센 타선의 핵으로 떠오른 초이스와 마주앉아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스토리를 들어봤다.

넥센 초이스. 스포츠동아DB



● “한국에 와서 동기부여 커졌다”

초이스는 ML 통산 96경기에서 타율 0.188(272타수 51안타), 9홈런, 36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듯 입단 첫해부터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마이너리그에선 113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정작 빅리그에선 재능을 뽐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초이스가 한국행을 선택한 배경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마이너리그 생활에 염증을 느껴 새로운 환경을 찾아 나섰다. 마이너리그에선 20일 이상 쉬지 못하고 경기해야 했는데, 항상 같은 패턴이었다. 텅 빈 관중석을 보며 동기부여가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행은 내 열정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고, 아주 좋은 기회였다. 여러 환경을 고려해 한국 무대를 선택했다. 월요일마다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넥센 초이스. 스포츠동아DB



● 넥센, 그리고 2013년 오클랜드

넥센은 시스템야구를 추구하는 구단이다. 장 감독도 “국제팀과 함께 ML의 시스템을 분석해 선수단에 접목하려 한다. 그 토대가 되는 부분을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다”고 했다. 젊은 선수를 적극 육성해 1군 선수로 키워내는 시스템이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초이스는 “넥센의 시스템은 실제로 ML과 비슷하다. 구단 운영방식도 정말 마음에 든다”며 “야구를 잘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2013년 오클랜드에서 뛸 때 단장이 빌리 빈이었는데, 그때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2군에서 육성한 선수를 1군에서 확실히 밀어주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넥센 선수들은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알고 그에 맞게 적응하고 움직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타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 넥센 출신이 많다는 것은 구단이 육성을 잘한다는 의미인데, 이는 리그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클랜드 시절 초이스(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가을야구 향한 초이스의 열망

초이스는 지금 한국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특히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은 초이스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 그는 “한국에서 뛰는 지금이 행복하다”며 “무엇보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동기부여가 커진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야구하기 좋은 환경이다. 내 야구인생에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넥센은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놓고 LG, SK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초이스도 KBO리그 데뷔 첫해 가을야구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크다. 그는 “뒤늦게 합류했지만,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면 큰 영광이다. 서로 도우며 열심히 뛰고 있다. 선수단이 하나가 돼 끝까지 이기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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