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차우찬은 2% 부족하지 않았다!

입력 2017-09-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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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좌완 차우찬(30)은 올 시즌 LG 마운드의 든든한 기둥이었다. 역대 프리에이전트(FA) 투수들 가운데 최고액(발표액 기준)인 4년 95억원의 몸값을 제대로 해낼지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첫 시즌부터 훌륭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7일까지 올 시즌 27경기에 모두 선발로 등판해 170.2이닝을 소화하며 9승7패, 방어율 3.32를 올렸다.

올 시즌 차우찬의 성적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투구의 질적 수준이다. 우선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살펴보면 총 16회에 이른다. 9월 4경기에선 모두 QS를 작성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7차례였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78.2이닝(11승10패1세이브·방어율 3.78)을 던진 우완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없다. 소사는 QS 16회, QS+ 11회를 기록 중이다. 소사와 차우찬이 실질적으로 팀의 원투펀치를 구축했음이 여러 지표로 입증된다.

스스로는 ‘2%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차우찬은 “팀을 옮긴 뒤(삼성→LG) 적응하려고 애썼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목표로 삼았던 30경기, 180이닝에는 조금 모자란 채로 시즌을 마칠 것 같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치열했던 5강 경쟁의 고비를 넘지 못한 채 탈락 위기에 처한 팀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운 심정을 드러냈다. “기적이 필요하다”는 체념 섞인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러나 대기만성형인 차우찬의 전성기는 지금부터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선발로 정착한 이후 가장 낮은 방어율을 찍은 시즌이 이제 막 끝나려 할 뿐이다. ‘2% 더 채울 수 있는’ 날들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다. 원숙미를 더해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날 차우찬이 LG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갈 날이 기다려진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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