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다르, 부상도 잊게 만든 김상우 감독의 질책

입력 2017-12-03 1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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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우리카드 경기 5세트, 우리카드 파다르가 경기를 끝내는 득점을 성공시키고 있다. 장충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완벽한 몸은 아니었다. 재활과 휴식에도 통증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마냥 코트 밖에 있을 수만은 없었다. 연패에 빠진 팀을 위해, 또 올해 마지막 홈경기를 직접 찾은 팬들을 위해 다시 한번 온 힘을 끌어 모았다.

우리카드의 외국인선수 파다르(22)가 눈부신 활약으로 팀의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우리카드는 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3라운드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거뒀다. 0-2로 뒤진 가운데 내리 3연속으로 세트를 따내며 ‘리버스 스윕’을 완성시켰다. 대역전극의 한 가운데에는 주포 파다르가 있었다. 파다르는 홀로 38득점을 올리는 괴력을 선보이며 홈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파다르는 첫 세트를 6득점으로 무난하게 출발했으나 범실도 4개를 기록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2세트에는 공격성공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해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주포가 흔들리자 우리카드 역시 전체적으로 불안함을 노출했다. 2세트까지 범실만 19개를 기록하며 허무하게 두 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도 어설픈 경기력이 계속되자 ‘코트 위의 신사’ 김상우 감독이 목청을 높였다. 그는 작전타임 도중 무섭게 선수들을 질책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파다르 역시 김 감독의 의중을 곧바로 이해했다. 굳이 통역이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파다르는 경기 후 “감독님의 질책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 만큼 우리가 흔들렸고,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그의 뜻을 매우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마음이 전해진 덕분이었을까. 파다르는 3세트부터 이전 세트와는 전혀 다른 존재감을 내뿜기 시작했다. 5세트까지 매 세트 공격성공률 55% 이상을 기록하는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심지어 5세트에는 90%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10득점을 책임졌다. 우리카드는 파다르의 후반 맹폭을 발판삼아 한국전력을 상대로 승점 2점을 챙겼다.

파다르는 “경기 전 몸 상태는 70~80% 정도였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집중하면서 편안하게 경기를 하자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 집중력은 선수들이 나를 믿어줬기에 나올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함께 뛴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승리소감을 전했다.

장충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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