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손혁 투수코치는 ‘니혼햄의 시라이’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17-1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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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손혁(왼쪽) 코치가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투수 정영일을 지도하고 있다. 손 코치는 검증받은 지도력과 능숙한 영어실력으로 트레이 힐만 감독과 최상의 호흡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SK는 스토브리그에서 이렇다할 선수보강을 하지 않았다. 우완 파이어볼러 앙헬 산체스 영입이 거의 전부였다. 그러나 외국인투수는 ‘긁어봐야 아는’ 복권에 가깝다. 에이스 김광현 역시 2018시즌 투구이닝 제한을 받는다.

그렇다고 SK의 2018년이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2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는 트레이 힐만 감독의 KBO리그에 관한 면역력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또 한명의 조력자가 온다. 바로 손혁(44) 신임 투수코치다.

SK는 2017년 데이브 존 투수코치를 활용했다. 당연히 힐만 감독이 원한 사람이었다. 결과적으로 원하는 사람을 쓴다고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없음이 드러났다. 시즌 중간 최상덕 불펜코치를 실질적 메인 투수코치로 활용했다. 그러나 만시지탄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은 어쩔 수 없었다.

SK는 감독의 오른팔격인 투수코치를 다시 물색했다. KBO리그를 알면서, 힐만 감독과 소통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야 했다. 지도자 풀이 협소한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후보군이 압축됐고, 그 첫머리는 넥센 투수코치 출신인 손혁 MBC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손 코치의 지도력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지 않았다. 다만 걸리는 점은 손 코치와 SK 염경엽 단장의 관계였다. 염 단장의 ‘코드인사’라는 말을 듣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그렇기에 인선 과정에서 염 단장은 의도적으로 빠졌다. 류준열 사장과 힐만 감독의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서 투수코치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힐만 감독이 만족스러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투수 이론을 공부하기 위해 메이저리그를 깊게 공부한 손 코치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힐만 감독에게 최적화된 파트너일 수 있다.

힐만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 절정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사령탑을 맡았을 때였다. 역시 소통과 일본야구 문화에 대한 적응 여부가 성공의 관문이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니혼햄은 탁월한 조력자를 찾아냈다. 바로 시라이 가즈유키 수석코치였다.

시라이 가즈유키 코치. 사진제공|니혼햄 파이터스


시라이 코치와의 소통 속에서 힐만은 일본야구 특유의 스몰볼을 받아들였다. 자기를 변화시켰고, 니혼햄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힐만이 2008시즌부터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감독으로 옮겼을 때, 시라이를 임시코치로 데려갈 정도로 신뢰했다.

뉴욕 양키스가 지난 2일 애런 분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하며 힐만의 미국 이적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힐만은 2018년 SK와 운명을 함께 한다.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용납되지 않는다. 손 코치는 아마 투수코치 이상의 용량을 감당해야 할 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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