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의 기적’ LG 류중일 감독의 “꿈은 이루어진다”

입력 2018-0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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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의 2018년 시무식이 진행됐다. LG 류중일 감독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꿈은 이루어집니다!”

LG 류중일 감독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구단 신년 시무식에서 2018시즌을 맞이하는 새 각오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나온 카드섹션 문구를 외쳤다.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모두 참석한 이 행사에서 류 감독의 한 마디는 순식간에 LG의 2018년 슬로건이 됐다.

류 감독은 “우리 모두 꿈을 크게 가집시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힘을 합쳐 올해 큰 일 한번 냅시다! 꿈은 이루어집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감독의 당찬 포부에 선수단은 모두 함박웃음이 터졌다. 이후 선수단을 대표해 새해 각오를 전하는 선수들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류 감독의 신년사를 인용했다. 주장으로 선임된 박용택, 새롭게 팀에 합류한 김현수 등 모든 선수들이 “꿈은 이루어진다”를 외치며 힘찬 각오를 함께 전했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의 2018년 시무식이 진행됐다. LG 류중일 감독이 시무식을 마친 후 김현수(왼쪽)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단숨에 선수들의 뇌리를 파고든 류 감독의 외침은 과연 어떤 뜻에서 나온 것이었을까. 구체적으로 ‘꿈’과 ‘큰 일’에 대해 묻기 위해 시무식이 끝난 뒤 류 감독을 만났다. 류 감독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바로 저 위다. 집사람이 항상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근데 진짜 꿈을 그렇게 꾸다 보니 이루어지더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류 감독이 말하는 ‘꿈’과 ‘큰 일’은 바로 우승이었다. 류 감독이 프로감독 인생에서 가장 높이 올라선 ‘위’가 바로 우승자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럼 점에서 LG 신임감독으로 부임한 류 감독의 ‘꿈은 이루어진다’는 묘한 기운과 뜻을 내포한다. 이 문구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이었는데, 그 해 LG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삼성에게 패해 최종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높은 곳’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던 시즌이었다. 류 감독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겠나(하하)”며 애써 웃어넘겼다. 계산 하에 나온 신년사는 아니었지만, 그렇기에 류 감독의 한 마디는 더욱 더 큰 힘을 가진다. ‘2002년의 기적’을 넘어 2018년 LG의 스토리를 만들려는 류 감독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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