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김선빈-이명기-이범호-최형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모르지만 야구계의 영원한 명언이다. 단, 최근 KBO리그의 우승공식에 있어서는 이 말이 유독 힘을 받지 못한다.
KBO리그에 불고 있는 타고투저 열풍은 이미 수년째 리그 판도를 좌우하고 있다. ‘막아서 이긴다’는 개념보다는 ‘더 많이 때려서 이긴다’는 개념이 강하다.
2017시즌 통합 우승팀인 KIA는 타선의 막강함이 10개 구단 중 가장 돋보이는 팀이었다. 최형우~김선빈~김주찬 등 1번부터 9번까지 쉴 틈 없는 타선이 144경기 내내 상대 투수들을 맹폭했다. KIA는 팀 타율 0.301로 리그 1위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유일하게 팀 타율 3할을 기록한 팀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팀 타율 1위를 기록한 팀이 정규시즌 우승컵을 차지한 경우가 2017년의 KIA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2016년 우승팀인 두산은 그 해 팀 타율 0.298를 기록해 KIA와 마찬가지로 팀 타율 1위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삼성이 팀 타율 0.302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0구단 체제 이후에는 팀 타율 1위를 기록한 팀이 정규시즌 우승컵을 놓친 경우가 단 한번도 없었다.
반면 팀 방어율 1위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경우는 2016년의 두산뿐이었다. 당시 두산은 ‘판타스틱4’라는 막강 선발마운드를 앞세워 압도적인 모습으로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팀 방어율 1위를 차지하고도 정규시즌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팀은 바로 NC와 LG다. 2015년 NC와 2017년 LG는 팀 방어율 1위를 기록했으나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마운드 높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도 타선 뒷받침이 따르지 않으면 우승을 할 수 없는 한국야구의 현 주소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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