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능력과 리시브 면제’ 도로공사의 박정아 딜레마

입력 2018-01-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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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박정아(왼쪽)가 30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전에서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박정아는 도로공사 공격의 핵심 전력이다. 그러나 박정아가 투입되면 리시브가 불안해지는 분명한 약점도 공존한다. 사진제공 | 도로공사 배구단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30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을 앞두고 “박정아(25)가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다. 나중에 (큰 경기에서) 더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정아의 클러치 능력을 향한 믿음이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1~2세트를 힘없이 내줬다. 3세트부터 도로공사 김 감독은 한 가지 변형을 줬다. 박정아를 제외하고, 유서연을 투입한 것이다. 유서연은 공격에서 박정아에 미치지 못하지만 수비가 안정적이다. 유서연이 들어오며 도로공사는 리베로 임명옥, 레프트 문정원과 더불어 3인 리시버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었다. IBK기업은행의 서브와 스파이크 세례를 도로공사 선수들은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도로공사 유서연. 사진제공|KOVO


도로공사는 3세트 매치포인트까지 몰린 상황을 뒤엎고 29-27로 잡았다. 이 과정에서 음미할 대목은 3세트 막판, 김 감독이 유서연을 빼고 박정아를 투입한 지점이다. 박정아는 3세트 불과 2득점을 올렸는데 결정적 상황에 얻어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14-25 22-25 29-27 25-17 12-15)에 패했다. 2위 IBK기업은행(승점 43)은 1위 도로공사(승점 45)에 승점 2점차로 추격했다. 도로공사의 저력과 숙제가 동시에 드러났다. 도로공사와 붙는 팀은 서브를 문정원에게 집중시킨다. 문정원만 흔들면 도로공사에 마땅한 리시버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임명옥의 수비 범위는 한계가 있다. 애당초 김 감독은 박정아의 리시브 가세를 시험했는데 개막 3연패 이후 접었다. 김 감독은 30일 “(박정아의 리시브 가세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아의 수비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 당장 도로공사에 절실한 것은 박정아의 공격력이다. 그러나 실질적 두 명의(이바나-박정아) 공격전담 시스템에서 도로공사는 리시브 불안을 달고 살아야 한다. 유서연의 수비력은 도로공사에 유의미한 방어무기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면 득점력이 떨어진다. 자리가 계속 바뀌는 배구에서 박정아가 후위에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도로공사의 우승 확률을 가를 변수로 심화되고 있다.

화성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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