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천국] 맨손 원윤종·맨발 이상화 왜?

입력 2018-02-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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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봅슬레이대표 원윤종(앞).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겨울 올림픽은 왠지 두툼한 장갑과 따뜻한 겨울양말이 연상된다. 그러나 맨손과 맨발로 경기에 참가하는 겨울 올림픽 종목이 있다.

봅슬레이는 바람이 쌩쌩 부는 혹한의 얼음 트랙에서 열리는 종목이다. 그러나 봅슬레이 파일럿은 장갑을 끼지 않는다. 팀 코리아 봅슬레이의 기둥 원윤종(33·강원도청)의 경기 모습을 보면 장갑을 끼고 있는 브레이크맨과 달리 맨손으로 썰매를 밀다 탑승한다. 같은 썰매 종목인 루지는 스파이크가 달린 특수 장갑을 끼고 출발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다른 점이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민석기 박사는 “봅슬레이는 엄청난 속도로 주행하는 썰매를 파일럿이 정교하게 조종하는 종목이다. 손으로 미세한 컨트롤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파일럿은 장갑을 까지 않는다. 슛을 던지는 농구선수가 장갑을 끼지 않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봅슬레이 파일럿은 조종대에 연결된 로프를 두 손으로 당기며 썰매를 조종한다.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데 활주라인과 최단 코스를 찾아 주행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칫 작은 실수는 큰 전복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맨발로 스케이트를 신는 이상화. 동아일보DB


‘스피드스케이팅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스케이트를 벗었을 때 드러나는 맨발은 자주 화제가 됐다. 온통 굳은살이 가득한 발은 이상화가 얼마나 치열하게 훈련했는지 그대로 모든 노력을 담고 있다. 이상화 뿐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는 모두 양말을 신지 않는다. 특수 제작돼 자신의 발에 꼭 맞게 제작된 스케이트를 통해 빙질의 감각을 그대로 느끼며 역주한다.

KISS 송주호 박사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양말을 신을 경우 안에서 미세하게 밀리며 경기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스케이트와 발이 최대한 일체화되어야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 스케이트가 맞춤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맨발이 가장 불편함이 없다. 얼음의 면을 더 민감하게 느끼며 치고 나갈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들이 실내 놀이터에서 더 빨리 뛰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양말을 벗는 이치와 비슷하다. 그러나 쇼트트랙 선수들은 양말을 착용한다. 속도에 모든 것을 거는 스피드스케이팅과 달리 곡선 주로가 많고 순간적인 끼어들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발목움직임을 돕는 스포츠 양말이 선호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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