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 모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다고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이제는 지키는 축구가 아니라 승점 3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공격적인 축구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신태용호’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존재감 부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손흥민은 스웨덴전에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두 차례 개인돌파 이후 한 차례는 패스를 시도했고, 한 차례는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볼을 잃었다. 슈팅수는 제로였다. 개인 문제보다는 전술적인 탓이 컸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 모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은 스웨덴전에서 공격 쪽에서보다 미드필더 쪽에서 더 많이 움직였다. 그가 가장 많이 자리한 곳은 하프라인 부근이었다. 한국이 워낙 수비적으로 나선 탓에 수비에 깊숙이 가담해야 했고, 공격으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손흥민도 게임 후 공격으로 전환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고,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하는데 집중했음을 인정했다. 국내 전문가들 뿐 아니라 외국 전문가들도 스웨덴전에서 손흥민이 측면 날개가 아니라 측면 수비수처럼 위치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월드클래스 공격수인 손흥민이 상대 문전에서 수비수들을 제대로 위협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에겐 희망이 없다. 황희찬(22·잘츠부르크), 이승우(20·베로나) 등도 있지만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많은 역할을 해줘야 신태용호는 공격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고, 황희찬과 이승우도 더 살아날 수 있다.
손흥민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골 맛을 봤고, 현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21골)을 기록 중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확실한 검증을 받은 공격수다. 그의 소속팀 토트넘처럼 손흥민 주변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환경은 아니지만 그의 공격력을 되살릴 수 있는 대표팀의 전술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대표팀은 국내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손흥민을 최전방에 내세운 투톱 카드를 이미 실험했다. 당시 손흥민이 골을 넣진 못했지만 한국의 공격 작업은 상당히 매끄러웠고, 득점 찬스도 적지 않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손흥민 한 명으로 팀이 확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어려울수록 슈퍼스타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손흥민이 살아야 기적도 꿈꿀 수도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