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체육한류 원조’ 박충건 사격 감독을 아시나요?…박항서와 호형호제

입력 2018-09-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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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건 감독(왼쪽)은 축구 박항서 감독 이전에 베트남에 ‘한류 지도자’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사진제공|창원사격선수권 조직위원회

요즘 베트남 축구는 ‘한류열풍’이다. 지난해 10월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총괄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59) 감독은 영웅 대접을 받는다. 올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2일 폐막한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4강 진출로 베트남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절친’ 김학범(58) 감독이 이끈 한국과 4강에서 펼친 ‘코리안 더비’는 AG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러나 베트남에 ‘축구 박 감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격대표팀에도 박 감독이 있다. 2014년부터 베트남 사격을 지휘하는 박충건(52) 감독이 주인공이다. 한국국가대표 상비군 감독(1993~2005년)을 거쳐 2006년 경북체육회 지도자로 베트남과 꾸준하게 교류해온 그는 4년 전 아예 베트남에 눌러앉았다.

호앙 쑤언 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 박 감독’의 원조 격인 그가 베트남 사격을 이끌면서 실력도 쑥쑥 자랐다. 절정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었다. 당시 중령 진급을 앞둔 베트남 현역육군 소령 호앙 쑤언 빈(44)은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사격황제‘ 진종오(39·KT)를 꺾고 우승했다. 베트남 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금빛 쾌거였다. 밀려든 광고 섭외와 각종 포상금으로 돈방석에 앉은 호앙 쑤언 빈은 대령으로 특진되는 영예까지 누렸다. 이미 엄청난 인기를 누려온 드라마와 영화, K-POP에 더해 체육계에 한국 열풍이 분 계기였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다.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호앙 쑤언 빈과 함께 참가한 박 감독은 3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베트남 첫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과 2020도쿄올림픽 출전쿼터 획득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6일 열릴 남자 공기권총 10m 메달을 노린다. 호앙 쑤언 빈은 진종오와 함께 방아쇠를 당긴다.

한국 적응도 이미 끝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을 종종 한국으로 데려와 전지훈련을 하곤 했다. 4월 창원월드컵사격대회에도 출전해 분위기에도 친숙하다. 마침 박항서 감독도 대회기간 창원을 방문한다. 종목은 달라도 베트남 체육 선구자로 활동하는 선후배는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호앙 쑤언 빈은 “(축구) 박항서 감독님처럼 우리 감독님도 한국 사격 노하우를 꾸준히 전수해주신다. 항상 높은 목표를 갖도록 해주셨다”며 자신을 성장시킨 스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창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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