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찾아온 축구 르네상스…한국축구는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입력 2018-09-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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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낸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모처럼 축구 열기가 불타오르고 있다. 8일 파주NFC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에는 1100여 명이 찾아왔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에 모처럼 르네상스가 찾아왔다.

‘역대급’ 인기몰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열기가 뜨겁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의 데뷔전이자 새롭게 2022카타르월드컵 준비에 나선 한국 대표팀의 첫 여정이었던 7일 코스타리카와의 A매치. 킥오프를 4시간 앞두고 고양종합운동장 3만5920석 좌석이 모두 팔렸다.

총 입장관중 3만6127명. A매치 만원관중은 2013년 10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평가전(6만5000명) 이후 5년 만이었다.

시선은 이제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칠레와의 평가전으로 향한다. 9월 A매치 시리즈의 마지막 승부. 매진이 임박했다. 9일 오후 8시 현재 잔여 티켓은 1000장이 채 되지 않는다.

놀랍게도 비싼 좌석부터 팔렸다. 레플리카(보급용 유니폼) 상의와 뷔페식이 딸린 프리미엄 S존(35만원)~뷔페식 혹은 레플리카만 제공될 프리미엄 A·B존~벤투존(이상 13만원)~패밀리존(15~25만원)~1등석(5만원) 등이 일찍 주인을 찾아갔다. “좋은 시야가 보장된 좌석에서 스타를 응원하고 고급스럽게 경기를 관전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담당자들의 분석이다.

각종 축구 게시판에는 티켓 양도를 문의하는 글이 쏟아진다. 웃돈을 요구하는 온라인 암표상도 등장했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미 ‘흥행 대박’ 조짐이 있었다. 8일 오전 10시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오픈트레이닝 행사였다. 7일 자정이 되기 전에 파주NFC 정문에 몰린 인원이 500명을 넘겨 협회는 ‘방문 금지’를 긴급 공지했다. 전국 각지의 여학생들이었다. 대구~부산~광주는 물론, 제주도에서 날아온 이들은 노숙하며 시간을 보냈다. 번호표가 등장했고 예정인원 500명을 훌쩍 뛰어넘는 1100여 명이 입장했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여학생 파워’를 최고로 친다. 경기(공연) 티켓과 상품 구매력도 상당하다. 무엇이든 흥행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 과거 대학농구, 실업배구, 프로야구가 여심을 잡아 최고 스포츠가 됐다.

연이은 감동이 팬들을 자극했다. ‘카잔의 기적’으로 명명된 독일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2-0 승)에서 피어오른 흥행의 불씨가 숱한 감동 스토리를 만든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을 통해 들불처럼 번졌다. ‘대한민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의조(감바 오사카), 이승우(베로나) 등 AG 주역들은 ‘아이돌 스타급’ 주목을 받고 있다.

축구인들은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축구의 묘미가 2018년 여름 두 번의 국제대회에서 확인됐다. 사연 가득한 젊은 스타들이 등장해 세대교체를 꾀한다. 매력이 넘치는 벤투 감독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기대감을 높였다. 모든 것이 시너지를 냈다”고 현상을 짚었다.

2002한일월드컵까지는 아닐지언정, 제2의 르네상스를 기대할 만한 분위기다. 반가운 분위기 속에 한국 축구는 어렵게 찾은 대표팀 사랑을 태극전사의 뿌리인 프로축구로 확대시켜야 한다는 또다른 과제도 확인했다. 위기를 넘기고 기회를 얻은 한국축구의 진짜 시험대는 바로 지금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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