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왼쪽)이 2회초 홈에서 황재균이 비디오 판독 끝에 태그아웃 판정을 받은 후 어필 끝에 퇴장당하며 더그아웃을 빠져나가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강철 KT 위즈 감독(53)은 매번 인내를 얘기했지만 결국 한계에 도달했다. 최대한 심판진의 결정을 존중하려 했으나 거듭되는 아쉬운 판정에 더는 참지 못했다.
이 감독은 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감독 데뷔 이후는 물론 선수시절을 포함해 야구 인생 첫 퇴장을 당했다. KT가 2-0으로 앞선 2회초 2사 1·3루, 김민혁이 기습번트를 댔다. 공을 잡은 3루수 김민성이 포수에게 급히 글러브 토스를 했고, 3루주자 황재균은 홈에서 태그아웃됐다.
하지만 한혁수 주루코치와 황재균은 홈 충돌 방지법 위반을 어필했고, 이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느린 그림으로 보면 LG 포수 정상호의 왼발이 황재균의 진로를 막고 있었다. 문제는 고의성 여부. 홈 충돌 방지법은 ‘송구 진행 방향’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객관이 결정해야 할 판정에 주관이 개입하게 된다. 결국 비디오판독 후에도 원심이 유지됐다.
이 감독은 재차 어필했다.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어필은 즉각 퇴장이지만 이를 불사했다. 박철영 배터리코치도 가세했다. 포수를 총괄하는 입장에서 홈 충돌 방지법을 숙지하고 있었기에 더욱 격앙된 모습이었다. “나도 포수들에게 무릎이 아닌 미트를 대라고 주지시킨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심판조장인 최수원 1루심은 이 감독과 박 코치를 퇴장시켰다.
KT로선 이틀 연속 판정으로 피해를 본 꼴이다. 전날(1일) LG전에선 3피트라인 관련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 5회말 무사 1·3루서 타자주자 이천웅이 라인 안쪽으로 뛰었지만 심판진은 이 감독에게 “홈 방향에서 1루 쪽으로 송구할 때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애매한 규정에 이 감독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판정 얘기가 나오면 “최대한 참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심판진을 존중하려는 애썼으나 더는 좌시할 수 없었다.
KT는 올 시즌 유달리 판정 피해가 잦다. 3피트라인은 물론 난해한 스트라이크존으로 선수들이 화를 억누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막내 구단이라 그런지, 타 팀에 비해 팬이 적어서 그런지 유독 피해를 본다”며 아쉬워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