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호잉.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는 3일 외국인타자 제라드 호잉(30)과 총액 115만 달러(약 13억6300만 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연봉 55만 달러, 계약금 30만 달러에 옵션 30만 달러가 붙었다.
총액 기준으로는 올해 140만 달러보다 17.9%가 깎였다. 호잉은 지난해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에 한국무대를 밟은 뒤 올해는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를 받았다.
우투좌타 외야수인 호잉은 올 시즌 124경기에서 타율 0.284, 18홈런, 73타점, 22도루를 기록했다. 타자 부문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에선 3.74로 KBO리그 전체 25위, 팀 내 1위다. 팀 WAR 2위는 3.02의 김태균, 3위는 3.01의 이성열이다. 그럼에도 25만 달러가 감액됐다.
호잉은 지난해 142경기에서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 23도루를 올리며 한화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앞장섰다. 그 결과 몸값이 두 배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공인구 교체의 여파로 ‘타고투저’ 대신 ‘투고타저’가 엄습하면서 리그 전체의 공격지표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호잉 역시 그 흐름을 피해가지 못했다. 게다가 오른 발목 피로골절로 인해 9월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그대로 시즌을 마쳤다.
호잉의 삭감 재계약은 팀 성적과도 무관치 않다. 올해 팀이 지난해(3위)에 준하는 성적을 유지했다면 3년째 한화 유니폼을 입는 ‘장수 외국인선수’인 만큼 내년 재계약 협상에 적잖은 훈풍이 불었을 법하다. 결국 100% 인상에서 25% 삭감은 팀 성적과 궤를 같이 한 결과로도 풀이된다. 전반적으로 호잉의 경우 삭감이 불가피한 시즌이었다.
다만 호잉과 달리 두 외국인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은 각각 100만 달러에서 130만 달러, 85만 달러에서 110만 달러로 나란히 인상된 금액에 먼저 재계약을 마쳤다. 부진한 팀 성적 때문에 내년 시즌 팀 전체의 페이롤은 올해보다 줄겠지만, 서폴드와 벨처럼 확실하게 성과를 낸 일부 선수들은 적잖은 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