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경기에서 대한항공 비예나가 삼성화재의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인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한항공이 서브 1위 팀의 진가를 발휘했다. 삼성화재 리시브 라인을 허물며 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상대 약점을 철저히 파고들었다. 대한항공은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3라운드 맞대결서 서브 우위를 바탕으로 세트 스코어 3-0(25-22 25-21 25-22) 완승을 거뒀다. 서브에이스 6개를 폭발시킨 정지석을 중심으로 서브에서 11-4로 앞선 한편 주포 비예나가 18득점으로 디딤돌을 놓은 것이 주효했다. 승점 3을 온전히 추가한 대한항공(승점 33)은 2위 우리카드(승점 28)와의 격차를 조금 더 벌렸다. 삼성화재는 에이스 박철우가 남자부 최초로 역대 통산 5500득점(5503득점) 달성의 대기록을 썼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옛말이 완벽하게 통했다. 이날 삼성화재의 허점은 확실했다.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범실이 잦은 송희채를 베스트 멤버에서 제외한 까닭이다. 경기 전 만난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도 “리시브와 수비는 송희채가 좋다. 다만 아직 점프가 완벽하지 않다”고 아쉬움을 곱씹으며 김나운을 선발 출격시켰다. 김나운과 고준용이 리시브 라인을 이루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안정감이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서브로 상대를 철저히 눌렀다. 1세트 9-8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찾아온 정지석의 서브 턴이 결정적이었다. 고준용의 리시브 실패가 곽승석의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됐고, 이어진 김나운의 리시브는 곧장 네트를 넘어갔다. 비예나가 코트 전위에 다이렉트 공격을 내리꽂았다. 여기에 정지석이 서브에이스까지 터트리며 대한항공은 한 자리에서 연달아 4점을 몰아쳤다.
세트 종반 삼성화재는 교체 투입된 라이트 박철우의 연속 득점과 김나운의 서브 에이스를 묶어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고준용의 넷 터치로 역전의 기회를 날렸고 비예나가 강한 스파이크 서브를 폭발시키며 첫 세트를 끝냈다.
서브 리듬을 원활하게 지켜갔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대한항공의 강한 스파이크 서브는 3세트에도 유효했다. 특히 서브로 상대 공격 대열을 흔들어 놓은 뒤 진성태(7-4), 김규민(10-7)의 블로킹이 더해져 시너지를 냈다. 삼성화재는 포지션 폴트를 범하며 불안을 노출했고, 17-14로 여유롭게 3세트를 리드해나간 대한항공은 비예나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승세를 확실히 기울였다. 유광우의 마지막 토스는 비예나에게 향했다. 어렵게 연결된 공을 비예나가 강력한 퀵 오픈 득점으로 이어내면서 대한항공의 승리가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