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왼쪽)-마르티네스. 스포츠동아DB
직접적으로 경쟁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는다. 나란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는 김광현(32)과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9)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둘 중 하나는 고배를 마셔야하는 운명이다. 팀 내 마지막으로 남은 5선발 자리의 주인공은 단 한 명 뿐이라서다. 새로운 친구이자 경쟁자가 되어 2020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한 둘의 관계는 참으로 얄궂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 훈련장에서 출발한 투·포수 첫 공식 합동 훈련에서는 6명으로 이뤄지는 한 조에 나란히 포함되기도 했다. 실질적 경쟁자와 함께 운동을 마친 뒤 김광현은 “활기찬 친구인 것 같다”는 표면적 인상만을 이야기 했다.
마르티네스 역시 김광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는 대신 팀 신입생이자 새로운 동료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김광현이 계약하기 전, 영상을 통해 그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며 “(계약 소식을 듣고)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는 왼손 투수가 필요했다. 김광현은 우리 팀에 분명 큰 도움이 될 선수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선발직에 대한 개인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마르티네스는 “컨디션이 아주 좋다. 몸과 마음 모두 선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어떤 상황이든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아울러 “지금 당장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