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상의 가오슝 스토리] ‘또다시 4번’ 키움 박병호 “외로움? 앞·뒤 좋은 타자 많다”

입력 2020-02-23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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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대만)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가오슝(대만)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4)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4번타자다. 소속 팀 키움에서도, 또 국가대표로 차출된 대표팀에서도 그의 역할은 언제나 4번이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0시즌에도 박병호는 붙박이 4번타자 활약이 예정돼 있다. 키움 손혁 감독은 23일 대만 가오슝 등청후야구장에서 열린 대만 프로팀 라쿠텐 몽키스와의 첫 연습경기에도 박병호를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시켰다. 박병호의 컨디션을 누구보다 먼저 점검하고 싶은 손 감독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중심타자, 그 중에서도 핵심 역할인 4번은 타자에게 늘 부담인 자리다. 더군다나 10년 가까이 4번으로만 활약한 선수에게는 매년 준비하는 기간이 걱정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병호는 보란 듯이 매년 부담을 떨쳐내 왔다. 미국 무대에서 돌아와 히어로즈의 4번 타자로 복귀했을 때도, 또 지난해 공인구 여파가 KBO리그를 덮쳤을 때도 늘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23일 대만 가오슝 등청후야구장에서 만난 박병호는 “몸 상태는 매우 좋다. 준비한대로 완벽하게 가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믿고 꾸준히 훈련에 집중하는 중이다”고 근황을 전했다.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는 대만 캠프에 대해서는 “한국과의 거리, 시차, 날씨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 미국이 최고의 시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여기 대만도 그 환경이 결코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시 극복해야 하는 4번타자의 부담감에 대해서는 이제 해탈한 듯 했다. 그는 “어려서는 분명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또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우내 ‘어떤 것을 해야 한다’는 계획이 늘 있어 왔다. 그 때문에 지금은 큰 틀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부담을 없애는 방법을 묻자 “우리 팀에는 좋은 타자들이 내 앞뒤로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병호는 “실제로 작년에도 보면 타자들이 날 많이 도와줬다. 스스로 ‘반드시 나 혼자 해결해야 돼’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분명 편안한 게 있다”고 설명했다.
부담은 떨쳐내지만, 4번타자의 역할만큼은 항상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기에 그에게는 올해도 뚜렷한 목표가 있다.

박병호는 “홈런, 타점, 타율 등 모든 지표에서 2019년보다 ‘+1’을 하는 게 목표다. 그 중에서도 역시 타점은 욕심을 더 내고 싶다. 구체적인 숫자는 머리 속에 없지만, 지난해 100타점을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 부분에서는 분명 더욱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두의 숙제인 공인구에 대해서는 “육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타격 포인트를 이전보다 앞으로 가져가려 한다. 좀 더 빠르게 대처를 하겠다는 뜻이다.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가오슝(대만)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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