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순으로 꾸리면 된다” 오승환 합류가 바꾼 삼성 불펜 환경

입력 2020-03-1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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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2020 시즌을 준비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가장 큰 변화는 확실한 마무리투수의 합류다. ‘끝판대장’ 오승환(38)이 그 주인공이다.

삼성의 2019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10개구단 가운데 7위(4.64)였다.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8위(4.83), 계투진도 6위(4.36)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즌 중반까지 안정감을 보이던 계투진도 선발진의 계속된 부진으로 과부하가 걸리면서 지표가 하락한 게 문제였다. 실제로 8월 이후로 한정하면, 삼성의 계투진 평균자책점은 5.06으로 가장 나빴다. 오승환의 복귀가 반가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오승환의 기량에 대해선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다. KBO리그에서 277세이브를 따낸 뒤 일본프로야구(NPB·80세이브)와 메이저리그(MLB·42세이브)의 기록을 더해 한·미·일 통산 399세이브를 따낸 대한민국 대표 수호신이다. 묵직한 포심패스트볼(포심)은 구속 이상의 무게감을 지녔다.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최고의 카드다.

오승환은 지난해 8월 선수등록 후 2015년 해외 불법도박과 관련해 KBO로부터 받은 72경기 출장정지 징계 중 42게임을 소화했다. 개막이 잠정 연기됐지만, 2020 시즌 팀의 31번째 경기부터 등판이 가능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팀의 핵심 전력이라는 의미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뒷문이 강하면 역순으로 마운드를 꾸리면 된다”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기존에는 우규민과 장필준의 더블스토퍼 체제였지만, 오승환이 9회를 책임지면 둘은 7~8회를 나눠 맡으면 된다. 지난해 불펜에서 힘을 보탠 임현준과 이승현, 최지광 등이 허리를 책임지면 불펜을 꾸리기는 훨씬 수월해진다.

허 감독은 “우리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마운드를 역순으로 짜면 선발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면 된다”며 “선발진이 약하다면 계투진을 보강해서 싸워야 한다. 뒷문이 정리되면 우리가 가진 전력의 최대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확실한 마무리투수의 상징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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