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35)는 여전히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안방마님 가운데 한 명이다. 두 차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각각 4년 75억 원, 4년 80억 원의 대박 계약에 성공한 것도 공수를 겸비한 포수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첫해인 2018시즌에는 129경기 타율 0.269(427타수115안타), 22홈런, 71타점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2019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112경기에서 타율 0.234(346타수81안타), 13홈런, 45타점, 출루율 0.315의 성적만 남겼다. 엔트리 말소 없이 한 시즌을 소화했지만, 발가락 부상으로 9월 이후 6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9월 이후 6경기(타율 0.353·17타수6안타)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월간 타율 0.250을 넘긴 적이 없었다. 주장으로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여러 모로 2020시즌이 중요해진 이유도 그래서다. 삼성의 포수 사정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김도환과 김민수, 김응민 등 뒤를 받칠 자원들이 버티고 있지만, 여전히 강민호의 존재감이 크다. 명가 재건을 위해선 강민호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훈련 하나하나에 진지하게 임하며 부활을 다짐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강민호는 여러 장점을 지닌 포수다. 35개의 아치를 그린 2015시즌부터 4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장타력이 뛰어나고,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투수의 장점을 이끌어내는 리드에도 능하다. 아쉬움을 남겼던 지난해에도 블로킹 하나만큼은 완벽에 가깝게 해냈다. 842이닝 동안 26개의 폭투와 3개의 포일로 2019시즌 10개 구단 포수 가운데 가장 좋은 0.310의 Pass/9((폭투+포일)×9÷소화 이닝수)을 기록했다. 투수 입장에서 포수가 공을 빠트릴 걱정 없이 자신 있게 투구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삼성은 2016시즌부터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4차례 통합우승, 5차례 정규시즌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명가의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그 아쉬움을 씻어내기 위해선 강민호의 부활이 필수다. 공수 양면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핵심 선수이기에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