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신태용-울산 김현석-포항 김광석-서울 아디(왼쪽부터).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 신태용-울산 김현석-포항 김광석-서울 아디(왼쪽부터).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현대축구에서 ‘원 클럽 맨’은 흔치 않다. 이적시장이 활성화되고, 선수 이동을 통한 수익 창출이 구단 재정에 엄청난 도움을 주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가치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선수 자체가 구단의 상징과 다름없다.

물론 K리그에도 ‘원 클럽 맨’이 있다. K리그 역사상 한 팀에서 300경기 이상 뛴 이는 10명에 불과하고, 20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도 35명뿐이다. 성남 일화(성남FC 전신)에서만 401경기를 뛴 ‘필드의 여우’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대표적인 ‘원 팀 레전드’이다. 1992년 신인상을 시작으로 K리그 베스트11 9회, K리그 최초의 60(골)-60(도움) 클럽 가입 등 수많은 기록을 썼다. 성남도 K리그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리그 3연패 2회, FA컵~리그 컵~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수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신태용과 함께 K리그의 1990년대를 장식한 김현석 울산대 감독은 울산 현대의 전설이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울산 유니폼을 입고 371경기를 뛴 그는 1996년 K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고 이듬해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금의 울산은 ‘만년 2위’ 이미지가 강하지만 김현석이 활약한 시기에는 꽤 많은 우승컵을 수집했다. 1996년 리그, 1995·1998년 리그 컵을 쟁취했다.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이들도 있다. 김광석(포항 스틸러스)~최철순(전북 현대)~고요한(FC서울) 등이다. 2003년부터 포항에서 358경기를 뛴 김광석은 K리그 팬들에게 ‘리빙 레전드’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다용도 수비수 최철순도 전북에서만 331경기를 뛰었다. 부상 중에는 홈 팬들과 합동 응원전에 나설 정도로 팀에 대한 애착과 충성도가 높다. 올해까지 3시즌 연속 주장 완장을 찬 ‘서울 맨’ 고요한은 2006년부터 317경기를 소화했다.

그밖에 부산 아이파크의 한지호와 강원FC 수비수 김오규가 현 소속 팀에서 각각 228경기, 207경기에 출격했고, 지금까지 K리그를 거친 916명의 외국인 선수들 중에선 브라질 수비수 아디(서울)가 유일하게 한 팀에서 200경기 이상(264경기)을 뛰었다. 특히 아디는 은퇴 후 코치로 활동한 바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