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1일 팀 간 연습경기를 허용한 가운데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수원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첫 연습경기가 열렸다. 인천과 수원 선수들이 거리를 둔 채 경기장에 도열했다. 인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기한 연기된 2020시즌 K리그 개막일과 정규리그 경기수를 결정한다.
큰 틀은 결정됐다. 12개 구단들이 참여할 K리그1은 22라운드를 진행한 뒤 상(1~6위)·하위(7~12위)로 구분한 파이널 라운드(팀당 5경기)까지 27라운드를 치른다. 10개 구단이 속한 K리그2는 팀당 3차례 맞대결 방식의 27경기다. 개막일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5월 5일 이후의 첫 주말인 5월 9일이 유력하다.
그러나 가장 큰 고민이 남아있다. 관중 입장을 허용할지 여부다. 프로야구는 팀당 144경기 체제 유지와 5월 5일 개막을 결정하면서 당분간 ‘무관중’을 유지하기로 했다. K리그로서도 프로야구의 결정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당초 K리그는 “무관중 개막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비교적 단호한 입장이었으나 최근 들어 살짝 기류가 바뀌었다.
그런데 K리그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적은 영업일’이다. 전체 38라운드로 운영한 지난 시즌까지는 팀당 19차례 홈경기를 보장받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을 포함하면 좀더 많은 안방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반면 올 시즌은 K리그만 기준으로 홈경기는 최대 14회에 불과하다. 홈에서 수십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프로야구와는 처지가 전혀 다르다.
무관중은 고스란히 해당 구단의 적자로 이어진다. 전용경기장을 보유하지 않은 홈팀들은 경기장을 대관해야 하고, 최소한이지만 경기진행에 필요한 인력도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티켓과 상품 판매로 이를 메워야 하는데, 수입이 ‘제로(0)’인 구조가 달가울 리 없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적자폭이 늘어나는 ‘무관중’ 경기는 홈 어드밴티지 없는 홈팀보다 원정팀의 처지가 훨씬 낫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다.
여기에 노출 빈도에 따라 금액이 오락가락하는 스폰서와 중계권, 후원금이 줄어드는 것도 걱정스럽다. 사회환원 차원에서 프로팀을 운영하는 기업구단들은 한해 운영비 60% 가량을 책임지는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고, 도·시민구단들은 지자체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다. 부족한 자금을 추가로 지급받는 추경예산도 기대하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구단 단장은 “최악의 경우, 여름 선수이적시장을 건너뛰어야 한다”고 푸념했다.
시즌권을 보유한 팬들의 권리에 대한 고민도 있다. 많은 구단들은 시즌권을 판매할 때 지정좌석제를 시행하고 있다. 각자가 직접 선택한 자리에서 축구를 보기 위해 꽤 많은 금액을 투자한 이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구성원들의 건강을 담보로 잡지 말자는 시선, 개막을 좀더 미루더라도 최대한 정상적(?) 환경에서 시작하자는 목소리 모두 무시할 수 없는 K리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