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은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재기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과거의 지도 스타일을 버리고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거기까지였다. 2018시즌 초반 서울에서 자진사퇴한 뒤엔 양상이 달라졌다. 선수단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불통 이미지가 강해졌다. 변화가 필요했다. 지난해 옌볜(중국)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구단 해체라는 아픔을 겪었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곳이 대전이다. 하나금융그룹이 대전시티즌을 인수해 대전하나시티즌을 만들면서 황 감독을 영입했다. 한번 실패를 했지만 그의 경험과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그는 스스로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과거의 지도 스타일 대신 ‘소통’을 강조했다. 자신의 틀에 맞추기보다는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을 택했다. 그러면서 선수단 전체가 하나가 되는 ‘원 팀’을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팬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실패를 통해 많은 걸 깨달았다”는 그는 새로운 지도자로 거듭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황 감독의 재기여부는 뜨거운 관심사였다. 그는 9일 K리그2(2부) 수원FC와 원정경기를 통해 다시 팬들 앞에 섰다. 2년 만의 K리그 복귀전이다.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목표인 1부 승격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
산전수전 다 겪은 황 감독이지만 첫 경기는 낯설었다. 황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경기 적응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부 리그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 직접 경험해보니 선수들이 정말 열정적이고 타이트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열정이 대단했다”면서 “2부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또 “기술적으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면서 “더 고민하면서 준비하고 빨리 적응 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 그는 “승점차가 벌어지면 수비가 탄탄한 팀들이 많아 쫓아가기가 버거울 것이다. 초반 승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기와 승격, 황 감독에 앞에 놓인 당면 과제다. 현재 K리그 감독 중 유일하게 2차례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답게 승격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