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K리그1 외인 킬러들, 그들이 터져야 팀도 산다!

입력 2020-06-0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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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주니오(가운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뒤늦게 개막한 ‘하나원큐 K리그1 2020’이 어느덧 4라운드 일정까지 마쳤다. 과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 익숙한 외국인 킬러들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부터 득점왕을 향해 빠르게 치고 나간 주니오(울산 현대·5골)와 포항 스틸러스의 공격 콤비 일류첸코(3골)-팔로세비치(2골)를 제외하면 외국인 스트라이커들의 활약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이들 외에 골 맛을 본 외국인선수는 벨트비크(전북 현대), 토미(성남FC), 오스마르(FC서울), 크르피치(수원 삼성), 세징야(대구FC) 등 4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겸하는 오스마르는 전문 골잡이가 아니다.

팬들에게 낯익은 그밖의 킬러들은 전원 침묵하고 있다. 데얀(대구)과 타가트(수원)가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 수원에서 뛰다 새 시즌을 앞두고 1년 단기계약을 통해 대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데얀은 3경기에서 0골이다.

비시즌 연습경기에서 꾸준히 날선 골 감각을 보였음에도 충분한 출전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다. 3경기 모두 후반 교체로 투입됐을 뿐이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데얀의 투입과 함께 팀 공격이 살아나는 장면도 꽤 있었다. 여기에 의지도 강하다. 30대 후반(39세)의 노장이라 몸을 덥히고 경기 리듬을 찾을 여유가 주어진다면 대구의 공격력에 좀더 보탬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 시즌 20골을 터트린 호주국가대표 타가트는 이적 실패에 따른 여파가 크다. 자신의 가치를 큰 무대에서 인정받을 기회가 사라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이임생 수원 감독이 “경기력을 유지하면 또 다른 기회가 열린다”며 다독이고, 본인 또한 평정심을 찾으려 애쓰고 있지만 아직은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인다. 공교롭게도 수원(8위)과 대구(9위) 역시 중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승격팀들의 골잡이들도 안타깝다. 지난해 K리그2 1위로 승격한 광주FC,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에 복귀한 부산 아이파크의 믿을 구석은 외국인 공격수였다. 19골을 폭발한 펠리페(광주), 14골의 호물로(부산)는 숱한 러브 콜을 뿌리치며 팀 잔류를 택했다. 차지만 새 시즌 K리그1의 뚜껑이 열리자 기대이하다. 템포와 세기가 다른 K리그1의 거친 수비에 애를 먹고 있다. 4경기 무승에 허덕이고 있는 두 팀의 상황도 고개 숙인 에이스들과 궤를 같이 한다. 박진섭 광주 감독은 “펠리페는 제 몫을 하지만 주변이 돕지 못하고 있다. 견제가 집중되고 있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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