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청용-윤빛가람-전북 김보경-신형민(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스포츠동아DB
통산 98번째 K리그 ‘현대가 더비’가 찾아온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2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에서 격돌한다. 강력한 우승 후보들의 시즌 첫 대결이라 큰 관심이 쏠린다. 8경기를 무패(6승2무·승점 20)로 장식한 울산이 2위, 7승1패(승점 21)의 전북이 선두다.
최대한 승부를 내야 한다. 당장의 순위가 끝까지 간다는 보장은 없어도 순위표에서의 우위는 선수단에 큰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전북이 이기면 격차를 승점 4까지 벌릴 수 있고, 울산은 선두를 되찾을 수 있다.
두 팀의 에이스 이청용(울산)과 김보경(전북)의 활약이 중요하다. 유럽무대를 경험한 둘은 공격 2선을 책임진다. 이청용은 국내 최고의 오른쪽 날개로 통한다. 빠른 주력을 통해 측면을 완벽히 파괴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안정된 볼 터치와 매끄러운 패스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 김보경은 전형적인 테크니션이다. 측면과 중앙을 다 커버할 수 있지만 중앙이 좀더 어울린다.
그러나 걱정 어린 시선도 있다. 2골을 기록하며 4-0 완승을 일군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오른 무릎 타박상을 입은 이청용은 최근 3경기를 쉬었다. 자체 경기와 훈련은 소화했지만 독일에서도 같은 부위를 다친 바 있어 우려스럽다. “경기 전까지 컨디션을 살펴 (출전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울산 김도훈 감독으로선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울산에서 지난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K리그1(1부)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한 김보경은 전북에 안착한 뒤 기존의 경기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선 페널티킥(PK)까지 실축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울산 벤치의 전술과 패턴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은 전북에 큰 힘이다.
주목할 중원 자원은 또 있다. 윤빛가람(울산)과 신형민(전북)이다. 서로의 역할은 꽤 다르다. 나란히 후방 수비진을 보호하는 ‘홀딩 맨’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지만 윤빛가람이 공격 전개에 무게를 싣는다면 신형민은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데 주력하는 타입이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진출에 실패한 신형민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친정에 다시 합류해 꾸준히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K리그 복귀전이 최대 라이벌전이라 어깨가 무거워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