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최숙현 선수, 폭행·괴롭힘→극단적 선택…체육회 “조사 착수”

입력 2020-07-02 08: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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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 폭행·괴롭힘→극단적 선택…체육회 “조사 착수”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23) 선수가 전 소속팀의 가혹행위에 그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용 미래통합당의원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용 의원은 “故최숙현 선수는 26일 오전 부산에 있는 숙소에서 목숨을 끊었다. 4월 스포츠인권센터에 신고를 했으나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 고인에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용원 의원은 안타까운 선택을 한 故최숙현 선수가 모친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숙현 선수는 모바일 메신저에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최숙현 선수 모친은 “무슨 일이냐”고 답장을 보냈지만, 딸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유족은 ‘그 사람들’을 전 소속팀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배들로 추측하고 있다.

최숙현 선수는 생전에 “훈련 중에 가혹행위가 이어졌다”고 전 소속팀 관계자들을 고소한 바 있다. 해당 선수 가족과 가까운 인사는 “생전에 (이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와 대한철인3종협회에도 가혹행위를 신고했다”고 전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빠르고 엄정한 조치를 약속했다.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성명을 내고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협회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 스포츠 공정위심의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 이런 일이 우리 종목에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현재 자체 조사를 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가혹행위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대한체육회(이기흥 회장) 는 1일 입장문을 내놨다. 대한체육회는 “올해 4월 8일 故 최숙현 철인3종 선수로부터 폭력 신고를 접수했고,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 여성 조사관을 배정하여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며 “현재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 되어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으로 송치됐으며, 지난 1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이 이첩되어 현재는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사건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7월 9일 예정)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또한, 해당 사건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나 은폐의혹에 대해서도 클린스포츠센터 및 경북체육회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및 조사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대한체육회는 스포츠인권 향상을 위한 제도 운영 등 스포츠계 폭력·성폭력을 방지하고자 노력해왔으나,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전국의 실업팀 소속 선수와 지도자가 모두 스포츠 현장에서의 권리와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로 폭력·성폭력 예방 및 처벌 기준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다음은 대한체육회 공식입장 전문

먼저, 고인이 되신 故 최OO 철인3종 선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체육회(이기흥 회장) 스포츠인권센터는 올해 4월 8일(수) 故 최OO 철인3종 선수로부터 폭력 신고를 접수하였고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 여성 조사관을 배정하여 즉시 조사에 착수하였습니다.

현재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 되어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으로 송치되었으며, 6월 1일(월)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이 이첩되어 현재는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사 중입니다.

체육회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여 사건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7.9. 예정)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또한 해당 사건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나 은폐의혹에 대해서도 클린스포츠센터 및 경북체육회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및 조사도 검토 중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대한체육회는 스포츠인권 향상을 위한 제도 운영 등 스포츠계 폭력·성폭력을 방지하고자 노력해왔으나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체육회는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전국의 실업팀 소속 선수와 지도자가 모두 스포츠 현장에서의 권리와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로 폭력·성폭력 예방 및 처벌 기준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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