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채드 벨(왼쪽)과 워윅 서폴드. 스포츠동아DB

한화 채드 벨(왼쪽)과 워윅 서폴드. 스포츠동아DB


그나마 제 몫을 해줬던 외국인투수들까지 흔들리는 모습이다. 2020시즌을 여전히 고단하게 보내고 있는 한화 이글스 역시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9일까지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며 승률 3할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한화는 3연승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팀이다. 반면 연패는 18경기까지 경험했다. 좋은 흐름은 이어가지 못하고, 나쁜 흐름은 빨리 끊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40패 경계선마저 가장 빨리 돌파했다. 감독 사퇴 등의 충격요법도 통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두껍지 못한 뎁스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그보다도 더 한화를 압박하는 것은 지난해 그나마 좋았던 요소들마저 지금은 차츰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9시즌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좌완 채드 벨(31)과 우완 워윅 서폴드(30)의 구위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고 있다.
벨은 9일까지 8경기에 선발등판해 승 없이 6패, 평균자책점(ERA) 7.96을 기록했다. 개막 직전 당한 팔꿈치 부상의 여파인지 유독 제구가 흔들리고, 단조로운 패턴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시즌 첫 승은커녕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조차 어려운 모습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5월에만 2승2패, ERA 2.65를 올리며 에이스 본능을 뽐냈던 서폴드는 최근 조금씩 힘에 부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6월 ERA가 4.45로 상승하더니 7월 2경기 등판에선 각각 5.1이닝 6실점, 6이닝 4실점으로 월간 ERA 7.94를 기록 중이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외국인투수들은 등판 때마다 승리를 기대케 하는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한화 전력으로는, 또 벨과 서폴드의 떨어진 구위로는 좀처럼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하나의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한화는 과연 풀 수 있을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