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선수인권” 최숙현 사태, 동시다발적 조치 시작됐다

입력 2020-07-09 18:3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 관련 조치상황, 향후 계획’ 회의가 열렸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은 생전 몸담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 지도자들과 선배 선수들의 지속적인 가혹행위, 폭행·폭언에 시달리다 끝내 세상을 등졌다.

무엇보다 기막힌 사실은 여러 차례 간절한 SOS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최 선수 주변의 모두가 제대로 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해 혐의자들이 벌금 정도로 처벌이 끝날 수 있다”던 수사기관의 이야기, 신고를 접수한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 등의 형식적 조사 등으로 고인은 극한의 외로움과 공포를 느꼈고,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문화연대는 9일 국회에서 ‘(최숙현 사태) 진상규명 및 스포츠폭력 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어 이번 안타까운 사건을 통해 바라본 암울한 체육계의 현실과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

1월까지 스포츠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문경란 스포츠인권연구소 대표는 “위원장으로 활동했을 때 엘리트 체육인들의 저항을 많이 겪었다. 체육계에는 선수 인권이 가장 중시돼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혁신위에서 7차례에 걸쳐 발표한 권고안을 토대로 체육계 비리 및 인권침해 신고접수·조사, 인권침해 피해자 지원(상담·심리·법률지원 등), 스포츠 비리 및 인권침해 실태 확인, 스포츠윤리센터 출범 등을 준비 중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도 “선수들이 폭력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백 마디 말이 아닌 행동이 중요할 때”라는 말로 체육계 전반에 걸친 부조리와 악습을 반드시 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뒤늦게나마 조치가 진행 중이다. 문체부 최윤희 제2차관은 이날 경주시청 여자검도부 합숙훈련 현장을 방문해 실태 점검에 나섰다. 여자검도부는 트라이애슬론팀과 함께 경주시청이 운영하는 직장운동부 중 하나다. 8일 경주에 도착해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시체육회를 특별 감사하는 현장을 점검했던 최 차관은 선수들과 면담에서 “최 선수와 관련한 충격적 소식으로 놀랐을 텐데 체육 선배로서, 체육정책 책임자로서 비통하다”고 말했다.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과 무자격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 주장 장 모와 또 다른 선배선수 김 모 등 가해 혐의자들이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영구제명’과 ‘자격정지 10년’ 처분을 받은 가운데 이들에 대한 법적 절차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고소인 진술 등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 안 씨의 행방이 묘연하고 앞선 스포츠공정위에서 서로 말을 맞춘 듯한 해명을 늘어놓으며 일체 혐의를 부정한 혐의자들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