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 뷰캐넌, 삼성에도 외국인 에이스가 생겼어요!

입력 2020-07-1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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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뷰캐넌. 스포츠동아DB

요즘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는 데이비드 뷰캐넌(31)이다. 그가 선발등판하는 날이면 삼성 팬들의 승리 기대감도 올라간다.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던 지난 4년간(2016~2019시즌) 단 한 번도 에이스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외국인투수를 경험하지 못했기에 더 그렇다.

이 기간 외국인투수가 등판하는 날이면 오히려 승리 기대도가 하락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4년간 외국인투수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삼성은 69승100패(승률 0.408)에 그쳤다. 외국인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승패의 마진이 흑자여도 모자란데, 이들은 오히려 팀에 해를 끼쳤다.

그러나 뷰캐넌이 등장한 이상 이 같은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15일까지 12경기(1완투승)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8회를 포함해 8승3패, 평균자책점(ERA) 3.48(772이닝 30자책점)을 기록했다. 5이닝 10실점(5월 19일 대구 LG 트윈스전), 6이닝 8실점(6월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으로 무너진 2경기를 제외하면 늘 꾸준히 제 역할을 해냈다.

구창모(NC 다이노스)와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에 가린 측면이 있지만, 지금의 페이스면 에이스의 상징으로 통하는 시즌 15승도 가능하다. 2015년 알프레도 피가로(13승)와 타일러 클로이드(11승) 이후 15승은커녕 10승을 거둔 외국인투수조차 없었던 삼성으로선 뷰캐넌의 역투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도 8승4패를 거뒀다.

영입 당시 계산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다. 뷰캐넌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을 경험한 투수다. 아시아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국내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판단했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2014~2015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2017~2019년)에서 보낸 5시즌 동안 71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며(20승30패·ERA 4.36) 내구성을 입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통산 130경기 중 129게임에 선발등판했던, 한마디로 ‘전문 선발투수’였다. 경기운영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믿음이 깔려있었다.

피칭 메뉴도 훌륭하다. 최고 구속 150㎞의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커터)로 타자의 몸쪽을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배트 손잡이 부분을 공략해 많은 땅볼을 유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낙폭이 큰 너클커브와 체인지업은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야수들을 독려하고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응원단장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도 돋보인다.

지금까지 성적만 봐도 ‘외국인투수 잔혹사’라는 꼬리표를 지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가 던지지 않는 날도 덕아웃에서 응원하겠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가 되겠다”는 마인드까지 장착했다. 이만하면 삼성 마운드의 구세주나 다름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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