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LG 20년 에이스” 윌슨의 극찬, ‘멘티’ 이민호·김윤식의 화답

입력 2020-07-21 12: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타일러 윌슨(가운데)은 ‘용병’이 아닌 ‘만점 외국인선수’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올해 입단한 신인 이민호(오른쪽), 김윤식의 1군 연착륙을 위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멘토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LG 관계자들 모두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유다. 사진제공|LG 트윈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선수는 ‘용병’으로 불렸다. 돈을 받고 성적만 내주면 그만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선수들 중 성적 이상의 것으로 기여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타일러 윌슨(31)은 LG 트윈스 투수진의 ‘멘토’다. 윌슨의 존재는 김윤식(20), 이민호(19)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KBO리그 존중하는 윌슨, 멘토 역할 톡톡
윌슨은 2018년 LG 유니폼을 입고 26경기에서 9승4패, 평균자책점(ERA) 3.07로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지난해 30경기에선 14승7패, ERA 2.92로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12경기에서 4승5패, ERA 4.35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그럼에도 멘탈은 굳건하다. 수비 실책이 나와도 포근한 미소로 야수를 격려하는 여유는 물론 덕아웃에서도 어린 선수들과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됐다. 한글로 웬만한 단어를 쓸 수 있는 등 KBO리그에 대한 존중을 보여온 윌슨이라 가능한 모습이다.

윌슨과 더불어 케이시 켈리, 차우찬 등 상위선발이 고전했음에도 LG가 여전히 5강에서 버티는 것은 하위선발의 존재 덕분이다. 임찬규, 정찬헌은 물론 올해 입단한 신인 이민호, 김윤식이 로테이션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민호는 8경기(6선발)에서 40이닝을 책임지며 2승2패, ERA 1.80으로 신인왕 0순위 후보에까지 올랐으며 김윤식도 10경기(1선발)에서 ERA는 7.24로 좋지 않지만 분명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LG 김윤식(왼쪽)-이민호. 스포츠동아DB


To 윤식·민호, From 윌슨
LG가 이민호와 김윤식에게 ‘현재’를 기대할 순 없다. 지금처럼 1군에서 역할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윌슨은 이들의 1군 적응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해내고 있다. 김윤식은 “1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3회 노게임)에 등판하기 전 (윌슨에게) ‘어떻게 해야 잘 던질 수 있을까’를 물었다. ‘자신 있게 네 공을 믿고 던져라. 그럼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해줘 자신감을 가졌다”고 공을 돌렸다. 이민호도 “선발등판 전에 준비하는 방법, 루틴의 중요성,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 등 배운 게 정말 많다. 경기 전날부터 당일까지 식단 관리 등 외적인 부분부터 변화구 그립 잡는 부분까지 조언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윌슨에게 ‘무슨 조언을 했나’라고 묻자 “많은 걸 얘기해줬기 때문에 인터뷰 때 다 얘기하기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마운드에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이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 외 루틴에 대한 것도 알려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나이 차이가 많아 계속 함께 뛸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은퇴하고 나서도 (이)민호와 (김)윤식은 LG에서 10년, 20년 이상 에이스 역할을 해줄 투수들이다. 이들은 LG의 미래다. 더 많은 것, 그리고 더 밝은 미래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윌슨의 말처럼 훗날 이민호, 김윤식이 LG의 에이스로 성장하는 날이 올까. 만약 그렇다면 윌슨의 숨은 공로를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