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덕아웃이 왁자지껄해졌다. 장마가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되면서 체력관리에 비상이 걸렸고, 이에 발맞춰 확장 엔트리가 시행됐다.
올 시즌 1군 엔트리는 팀당 28명 등록-26명 출장 체제였다. 예년의 27명 등록-25명 출장에서 1명 늘어났다. 18일부터는 여기에 최대 5명씩 더 추가됐다. 예년에는 9월 1일부터 확장 엔트리가 시행됐는데, 올해는 열흘 이상 빨라졌다. 지각개막을 했기 때문에 경기수로 따지면 더욱 이른 시점이다. 지난해 8월까지는 팀당 평균 124경기를 치렀는데, 올해는 17일까지 83경기씩 소화했다. 지난해보다 40경기 더 많은 경기를 늘어난 엔트리로 치르게 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정상적 경기 운영이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18일 경기에 앞서 10개 구단 합쳐 46명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전날 이상호를 1군에서 말소해 한 자리를 비워뒀던 NC 다이노스는 6명을 등록했고,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KT 위즈,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가 5명씩 등록했다. SK 와이번스는 대체선발 자리를 비우기 위해 4명만 1군에 불렀고, 키움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적은 3명을 등록했다. 사실상 키움과 롯데만 제외하면 가능한 모든 슬롯을 채운 셈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기존 1군 선수들 다음으로 가장 좋은 선수들이니 당연히 불렀다”고 설명했으며,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내야 백업, 왼손투수 등 1군에 부족한 자원들을 채웠다”고 밝혔다. 기존 1군 선수들의 아성을 곧바로 넘기는 어렵겠지만, 뒤를 받치는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허문회 롯데 감독은 “대타로는 잘 쳐야 타율 2할이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대타로 나선다면 10타수 2안타를 치기까지 한 달이 걸린다”며 “그 선수들을 벤치에 묵혀두는 것보다는 퓨처스(2군)에서 꾸준히 경기를 치르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명단을 살펴보면 두산, 키움, LG, 삼성, 한화, 롯데는 포수 자원을 채웠다. 포수를 수혈하지 않은 4개 팀(NC·KIA·KT·SK)은 이미 1군에 포수 3명을 둔 상태였다. 이로써 10개 구단 모두 3인 포수 체제를 운영하게 됐다.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뛰는 포수는 기본적으로 체력소모가 가장 심한 포지션이다. 아울러 엔트리 5명이 늘어나 대타 자원이 활발해졌으니, 상대적으로 타격이 약한 포수 타석에 적극적 대타 기용도 가능해졌다.
정근우(LG), 권혁(두산) 등 ‘올드 보이’들이 모처럼 1군에 올라온 동시에 낯선 이름도 여럿 포함됐다. 권휘(두산), 김호준(롯데) 등 7명은 생애 첫 1군 콜업의 영광을 맛봤다. 당장 1군에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들의 야구인생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하루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