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강승호. 스포츠동아 DB
2024시즌 두산 베어스 주전 2루수는 강승호(30)였다. 정규시즌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521타수 146안타), 18홈런, 81타점, 16도루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2루수 가운데 김혜성(키움 히어로즈·1015이닝) 다음으로 많은 988이닝을 소화하며 입지를 굳혔다. 모든 기록이 데뷔 후 최고다.
그러나 강승호는 조금도 만족하지 않는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경기도 이천에 차려진 마무리훈련캠프에 합류한 이유다. 일반적으로 팀의 주축 선수들은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는 대신 개인운동과 휴식을 병행하며 컨디션 회복에 힘쓴다. 하지만 강승호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며 보완할 점을 찾기로 했다.
그는 “시즌을 치르고 나서 체력적으로 힘든 측면이 있었다. 마냥 쉬는 것보다 훈련하며 올 시즌에 뭐가 부족했는지 점검하고, 내년 시즌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끝까지 잇지 못한 아쉬움이 가장 크다. 강승호는 4월까지 33경기에서 타율 0.333(129타수 43안타), 7홈런, 23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5~6월 52경기에서 타율 0.253(190타수 48안타)으로 꺾였다. 7월 20경기에서 타율 0.329(73타수 24안타)로 반등했지만, 8월 이후 35경기에선 다시 타율 0.240(129타수 31안타)으로 부진했다. 강승호는 원인을 체력에서 찾았다.
“한창 잘 맞을 때는 포인트가 앞에 있었고, 좋은 타구도 많이 나왔다. 체력이 떨어진 게 (부진의) 시작이었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서 힘이 떨어지다 보니 포인트가 뒤로 가더라. 빠르게 판단해서 타격하려고 하니 삼진이 늘고, 자세도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날씨가 풀리고 시원해져도 안 좋았을 때 모습이 계속 나왔다.”
아쉬움이 크지만, 수확도 확실했다. 수비에 안정감이 생겼다. 팀 사정상 1루수(143.2이닝)를 병행하면서도 2루 수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불방망이를 뽐낸 4월까지 9개였던 실책은 5월 이후 4개로 크게 줄었다. 그는 조성환 수비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초반에 수비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조 코치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초반 페이스면 실책을 30개는 할 줄 알았는데, 13개로 끝났다. 정말 감사드린다. 많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서 멘탈 관리까지 해주신 덕분이다.”
마무리훈련의 목표는 흔들림 없는 방향성이다. 그는 “올 시즌 좋지 않았던 부분을 점검하는 동시에 어떻게 내년을 준비할지 연구해야 한다”며 “이영수 타격코치님과 많이 연습하며 방향성을 잡고 나만의 타격 루틴과 자세를 정립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